기획특집 - 동물복지형 축산이 미래다 ⑥ 화순군 남면 ‘다솔농장’넓은 운동장 마련, 항생제 대신 한약재 사용유정란 시중보다 3배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

 

화순군 다솔농장은 유산균을 발효시킨 가루로 소독한 깨끗한 양계장과 닭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닐수 있는 운동장을 구축했다.

지난 7월 함평에서 발생한 AI가 2달만에 관내 도포면과 신북면 등지에서 발병하면서 AI발병 농장과 인접한 지역의 모든 오리를 살처분하고 방역초소를 다시 세워 차단방역을 위해 힘쓰고 있다. 전남도에서도 왕인국화축제, 한옥건축박람회 등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면서 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지난 11일 영암과 인접한 나주시 남평읍에서 다시 AI 의심신고 접수되면서 접수농가 인근 500m반경 2만여만의 오리가 살처분됐다. 이처럼 민관이 힘을 합쳐 차단방역에 힘쓰고 있지만 AI는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AI의 여파로 도내 오리사육농가와 닭사육농가는 전염될 것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데 반해 화순군의 한 농장은 닭공원과도 같은 평화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이 곳은 동물북지 축산1호 농장으로 유명한 다솔농장으로 민석기(57)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화순군 남면에 위치한 다솔농장은 축산관련, 특히 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을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동물복지 자유방목 인증
다솔농장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넓은 마당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햇빛도 쬐고 바람도 쐬면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 곳이 닭농장인지 닭들의 공원인지 착각할 정도이다. 또 닭들의 특유의 고약한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닭들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춘 곳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지난 2012년 8월 농림수산 검역검사 본부로부터 전남도내에서 최초로 동물복지 자유방목 인증과 무항생제 인증을 받았다. 동물복지 자유방목 인증은 국가가 농장의 햇빛, 사육밀도, 환기, 활동공간 등을 꼼꼼하게 검사해 공인하는 제도로 일반적인 친환경농장 인증보다 훨씬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친다. 다솔농장은 자유방목과 무항생제 인증을 공인 받음으로써 양계장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인증을 받은 셈이다.
민 대표가 처음부터 동물복지형 농장을 운영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00년 도시에서 기술자로 일하다가 귀농을 결심하고 ‘농촌에서 내 가족이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어보자’라는 결심에 양계장을 운영하게 됐다.
양계장 운영을 결심했지만 축산에 관한 전문지식이 전혀 없었던 민 대표는 특별한 지식도 없이 닭 500마리로 농장을 시작했다. 귀농당시부터 닭들이 행복한 농장을 만들겠다는 결심 때문에 닭들을 풀어놓고 사육을 하다보니 닭들이 이곳 저곳에 달걀을 낳아 수거하는 데도 힘이 들었고 생산량도 높지 않아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믿고 꾸준히 노력하고 연구를 한 덕분에 오늘 날과 같은 닭과 사람이 모두 행복한 양계장을 만들 수 있었다.

 

닭본성 살린 농장환경 구축
다솔농장이 일반 양계농장과 가장 큰 다른 점은 계사와 연결된 넓은 운동장이 있다는 사실이다. 축구장 2개정도 넓이인 1만5천여㎡의 부지에 7천여마리의 닭들이 자유롭게 거닐며 생활한다. 운동장은 계사 면적보다 10배정도 더 넓은 공간으로 닭들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땅을 헤집기도 하고 벌레도 잡아먹다가 그늘에서 쉬기도 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마음껏 뛰어논다. 하지만 알을 낳을 때는 계사안에 마련된 공간에서 알을 낳는다. 달걀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공이 많기 때문에 습기가 많은 곳에 노출될 경우 부패하기 쉬워 닭은 방목하지만 달걀은 건조하고 위생적인 시설이 갖춰진 계사안에서 낳게 하고 있다.

항생제 대신 한약재 사용
또 일반적으로 닭들은 질병에 취약하기 때문에 항생제를 많이 투여한다. 하지만 민 대표는 항생제는 일체 사용하지 않고 대신 사료에는 인삼과 황금 등의 분말을 섞어주고 닭들이 마시는 물에는 참옻나무 진액과 오가피와 같은 한약재 진액을 섞어 먹여 닭들의 면역력을 높여준다. 이 때문에 다솔농장은 겨울철에도 계사에 별도로 난방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환기를 시키기 위해 문을 열어두지만 날씨가 추워 폐사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뿐만 아니라 악취를 해결하기 위해 농장바닥과 운동장에도 미생물을 뿌려 닭들의 배설물을 발효·분해시키고 있다. 최근 AI발병이 전남도내에 퍼져나가면서 여느 양계농장처럼 소독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하지만 여느 농장과는 달리 축사소독에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대신 유산균을 발효시켜 만든 가루를 축사바닥에 뿌리고 퇴비와 볏짚을 쌓고 다시 유산균 가루를 뿌려 소독한다.
이처럼 닭들의 본성을 최대한 살릴 사육환경 덕분에 AI가 극성을 부렸던 지난 2003년과 2006년, 2011년도에 그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올해에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농장을 운영해나가고 있다.

 

무항생제 유정란으로 연매출 4억
또 동물복지형 농장환경을 구축한 덕분에 다솔농장의 닭과 달걀이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양계장에는 달걀을 구입하기 위해 찾아오는 소비자와 체험학습을 위해 방문하는 학생들로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일반적으로 유정란이 100원~200원대에 거래되지만 이곳 다솔농장에서 생산된 유정란은 400원~500원정도로 높은 가격에 거래되지만 소비자들의 평가가 좋아 입소문을 타고 인기리에 판매되면서 연매출 4억원이상의 고소독을 올리며 성공한 귀농인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사료관리부터 계사와 운동장까지 관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일손이 다른 농가보다 훨씬 많이 들어간다. 닭들의 건강관리를 하는 것도 신경써야할 일이 많고 자금도 많이 투자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소비자들을 위한 자신만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생각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민 대표는 “닭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달걀도 맛있다는 게 지금까지 농장을 운영하면서 지켜왔던 신념”이라며 “소비자가 일반 달걀보다 더 좋은 맛과 품질을 기대하고 더 많은 돈을 내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시설을 개선하고 기술을 발전시킬 생각이다”고 말했다.
오기안 기자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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