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 홍 서호면 몽해리 출생 장천초등학교 졸업 전 목포교육장 전 전남교육청 장학관
으악새가 슬피우니 가을이라 했던가. 으악새가 두견새처럼 생겼을 거라 생각해보던 시절이 있었다. 나중에 억새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알고 고소를 금치 못했다. 인간미가 넘친다기에 그 아름다운 모습을 칭송하는 줄 알다 인간의 味임을 알고 또 고소를 금치 못했다.
고흥 녹동에서 남쪽으로 40㎞떨어진 곳에 거문도가 있고 거문도에서 동쪽으로 28㎞ 떨어진 곳에 허연 바위로 이뤄진 백도가 있다. 바위가 허옇기에 흰 백자 白島인줄 알지만 그 백도가 100개에서 1개가 부족한 99개의 섬으로 이뤄졌기에 일백 백(百)에서 한 일(一)자를 뺀 흰 백(白)자 백도로 불리게 된 것이다. 청순한 백합화가 흰 백자 白合일 것 같아도 그 비늘줄기가 겹겹이 싸여있다고 하여 일백백자 百合이다. 완도에 가면 명사십리라는 해수욕장이 있다. 하얀 모래가 10리에 걸쳐 펼쳐져 있어 해수욕장으로는 그만이다. 그래 명사십리의 명사란 말이 흰모래일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은 울 명자 鳴沙十里다. 바닷물이 밀려올 때 모래 틈의 공기가 빠져 나오면서 거품을 내고 그 거품이 터지며 우는 모래가 되는 것이다. 또한 길이가 3.8㎞로 십리에 가깝기 때문에 10리가 아니요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이면 모래 우는 소리가 십리 밖까지 들린다 하여 십리다. 
처음으로 쓴 글을 초고라고 한다. 그래 처음이란 뜻을 담은 初稿를 생각할 수가 있는데 실제로는 풀 초자 草稿다. 로댕의 조각상 생각하는 사람은 한 올도 걸치지 않은 채 턱을 괴고 앉아있는데 눈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생각에 잠기는 모습의 보통은 참선방에서의 모습처럼 눈을 감고 있을 터인데 로댕의 조각상은 실제로는 두 눈을 뜨고 있다. 여객기의 기장과 부기장은 비행 중 기내식으로 같은 것을 먹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한 가지도 동일한 것을 먹지 않는다. 음식으로 인해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유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운항 규칙 때문이다. 出必告 返必面이라 하여 들고 날 때의 행동거지를 규율하는 말이 있다. 이를 읽을 때 출필고가 아니라 출필곡이라 하는 편이 더 적절하다. 출필고는 아뢸 고로 외출을 한다고 일방적으로 알리고 나가는 것을 말하고 출필곡은 뵙고 청할 곡으로 허락을 맡고 외출을 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법도가 있는 집안은 출필곡을 행하기 마련이다. 
우리말은 70%정도가 한자말이다. 그래 순수 우리말이라 생각하고 쓴 말도 한자말이 많다. 정정(亭亭)하다는 말이나, 당당(堂堂)하다는 말이 그 것이다. 그런 연유로 허허벌판이나 생각도 虛虛벌판이나 生覺처럼 한자말일 것으로 잘못 알 수 있다. 허허벌판이나 생각은 순수한 우리말이다. 할망구나 망구탱이라하여 망구가 순 우리말일 것 같아도 81살이 되면 아흔 살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쓰인 한자말 望九이다.
이렇듯 우리들이 당연시 하는 것들이 그 진실을 알아보면 그렇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육에 있어서도 많은 오해가 있다. 일사천리로 설명을 잘하는 강사가 잘 가르치는 줄 알지만, 몇 마디 말로 학생들에게 탐구의욕을 불러일으켜 주는 교사가 진정으로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벼슬아치들의 문제가 할 일을 하지 않는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벼슬아치들이 일으키는 문제의 핵심은 다른데 있다. 결코 해서는 아니 될 일을 교묘하게 자행하는 것, 그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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