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재 홍 서호면 몽해리 아천 출생 성균관대 언론 정보대학원 초빙교수 (정치학 박사) 가나문화콘텐츠 그룹 부회장
 8월들어 삼복더위가 막바지 기승을 부린다. 여름휴가도 절정에 이른다. 모두들 무더위를 피해 떠나는 휴가철이 거의 끝나간다. 휴가는 더위를 피해 심신의 피로를 풀자는 뜻으로 바캉스라고도 한다. 이 바캉스 (Vacances)는 프랑스 말이다. 이 말은 원래 학생이나 교사 법관 등에게 주어진 비교적 긴 휴가를 뜻했다. 그러다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일반인들이 일상업무를 접고 휴가를 가는 것으로 의미가 확대되었다. 바캉스는 영어로는 버케이션(Vacation) 이다. 어원은 라틴어 바카티오(vacatio)로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란 뜻이다. 학업이나 모든 일에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곧 휴가의 의미다. 자유로움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홀가분해지는 것을 뜻한다. 휴가란 베터리 충전과도 같다. 그동안 쌓인 심신의 피로를 풀면서 새로운 활력을 채운다는 데에 휴가의 뜻이 있다. 그러나 휴가는 불쾌한 마음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아니간만 못하다. 우리나라 휴가문화는 원래 휴가와는 거리가 멀어 불쾌할 때가 많다. 해마다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산과 바다와 강, 계곡 등 국내 유명 피서지는 평소보다 몇 배나 시간이 더 걸려 목적지에 도착하면 짜증이 난다.
그 뿐인가. 피서지의 바가지 요금, 쓰레기 방치, 고성 방가등 한마디로 공중도덕 부재현상이 계속된다. 해외로 떠나는 휴가는 어떤가. 신문들마다 빼곡하게 게재된 여행사들의 해외여행 광고란은 값싼 해외여행으로 피서객들을 유혹한다. 동남아나 중국은 국내 여행보다 싼값이라고 여행사들은 앞다투어 피서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값싼 해외여행을 다녀온 피서객들은 광고내용과는 다른 여행 때문에 불만이 터진다. 음식, 밤사이 비행기 이동은 물론 현지에서 별도의 여행상품으로 돈을 더 받아내는 등 해외여행 역시 휴가 기분을 망치게 하는 사례가 더 많다.
따라서 후회 가능성이 많은 여름휴가 문화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북적대는 여름철 휴가보다는 비수기를 택한다. 비수기의 휴가는 ‘사람대접 손님대접’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축복이다. 자녀들의 여름방학을 의식해 꼭 성수기에 휴가를 가야한다면 북적대는 유명한 피서지 보다는 색다를 장소를 택해 보람을 느끼는 휴가를 가면 어떨까?
부모가 태어났던 시골고향을 한번 찾아가보자.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는 곳이면 더욱 좋겠지만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모, 외갓집을 찾는 것도 좋다. 도시와는 달리 농촌의 순박한 인심과 자연환경의 생소한 경험은 물론 유대감이 멀어지고 있는 사촌간의 우애를 두터이 할 수있는 좋은 기회로 금상첨화의 휴가가 될 수있다. 또 시골 종가(宗家)에서 여름학교를 여는 곳도 있다. 이곳에서 조상과 집안내력 등을 들으면서 자긍심도 키울 수있다. 이밖에도 명절에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조상들의 묘소를 찾아 성묘도 하면서 훌륭한 조상들의 가훈이나 업적 등도 배울 수 있다. 더구나 시골주변의 명승고적 탐방도 할 수있어 도시에서 보고 듣지도 못하는 매우 뜻깊고 보람된 휴가를 보낼 수있다.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냇가에서 매미 소리를 들으며 붕어와 피라미 등 물고기와 가재도 잡을 수있다. 또 메뚜기와 잠자리, 방아개비들이 뛰어노는 들판을 관찰하며 자연학습도 익힌다. 이밖에도 밤하늘에 수놓은 농촌하늘의 별을 보며 반딧불이 날아다니는 신기한 모습도 볼 수있어 도시에서는 도저히 체험할 수없는 아름다운 농촌의 추억들을 만들 수 있다.
이제는 휴가다 하면 생각나는 ‘여름’ ‘사람 많은 놀이터’ 라는 고정 틀에서 차츰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고정관념인  ‘휴가문화’,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한다 새로운 여름휴가 문화의 길로 과감하게 바꿔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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