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8일(제159호)

▲ 본사 대표이사 발행인

민간 기업이 참여해 조성하는 기업도시 1-2곳이 연내에 선정된다고 한다. 그 중 한곳이 우리가 살고 있는 영암이 유력하다는 소식이다. 갯펄을 막아 조성된 삼호가 바로 그 대상지로 편의상 영산강 3-1지구로 일컬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군민들은 기업도시에 희망을 걸 수 있는 걸까. 올 들어 J프로젝트 개발계획까지 발표되면서 갑자기 급부상하고 있는 삼호간척지가 우리 군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농업은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는 상황에서 거창한 청사진만 내건 사업들이 난무하고 있어 솔직히 필자도 헷갈리긴 마찬가지다. 과연 기업도시가 들어 설 수 있을 것이며, 그렇다면 전남도에서 추진중인 J프로젝트는 어떻게 되는건지 등등 ···. 아뭏튼 지금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아껴놓은 땅’으로 우리 지역민에게 한발짝 다가서고 있음은 퍽이나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전술했듯이 기업도시나 J프로젝트가 우리 군민들에게 삶의 질적향상을 보장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뭔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치만 있을 뿐이다. 일단 수치상으로 볼 때 18조원의 투자유발효과와 29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우리가 기대를 갖는 것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보다 뭔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요인들이 바로 이런 대목들이다. 새로운 일자리를 가짐으로써 조상대대로 물려온 가난의 굴레도 벗어던지고, 도시민들만 향유했던 문화생활도 다소나마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엔 불안한 마음도 없진 않다. 이 시점에서 대불국가산업단지와 삼호지방산업단지를 거론한다는 게 적절한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입장에선 “공단이 들어서서 우리에게 가져다 준 혜택이 뭐냐”고 한다면 그 또한 부정할 순 없다. 물론 각종 세수입을 비롯한 직, 간접적인 혜택이 왜 없을까마는 지역민들이 느끼는 ‘체감 혜택’은 당초 기대치와 동떨어지고 있음을 읽을 수가 있다.

아무데나 취업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잘 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건 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요즘 주가가 한참 오르고 있는 삼호읍을 한번 들여다 보자. 한라중공업의 부도로 바톤을 넘겨받은 현대삼호중공업이 어려움을 딛고 우리나라 조선업의 메카로 부상, ‘영암의 희망’으로 다시 떠올랐지만 지역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상상외다. 대부분 외지에서 들어온 근로자들은 수천만원의 연봉을 받고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지만 원주민들은 여전히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생계터전만 잃고 쓰레기하치장으로 전락했다는 극도의 불쾌감마저 드러내고 있다.

보너스와 봉급날이 겹치는 달이면 수백억대의 돈이 쏟아지련만 모두가 목포에서 소비하는 형편이니 그런 푸념도 당연지사다. 광양에 제철소가 들어서면서 원주민과의 이질감으로 인해 지금까지 보이지 갈등을 빚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결국 입주기업들이 토착민들을 껴안고 갈 수 있는 사회적 기업윤리가 어떻게 정립되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러나 이는 기업윤리에 전적으로 의존할 일도 아님을 민선시대 리더(단체장)들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껴놓은 땅, 영암’이 진정 영암사람들에게 보배로운 땅이 되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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