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주골

이 종 희(사도요한) 영암성당 주임신부 철학박사 전. 광주카톨릭대학 교수 전. 목포카톨릭대학 총장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노란 리본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비는 마음을 표현하는 상징입니다. 기다림의 마음을 표현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노란 리본이 단순히 실종자들의 귀환을 기다리는 표현 외에 또 다른 기다림을 포함했으면 합니다. 새롭게 변화되는 새 대한민국. 노약자와 장애자가 우선시되고 배려받는 사회, 공직자들이 국민을 위해 살신성인하는 사회. 국민 모두가 바라고 원하는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기다리는 노란 리본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저 사고나 수습하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그런 사회말고요.
지난 대선이 끝난 후 몇몇 분들에게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패배 이유가 공무원들의 투표 때문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선거운동 기간중에 문재인 후보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제일 먼저 공직사회를 개혁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이 공약을 본 공직자들이 문재인 후보를 기피하게 되었고 그래서 선거에서 패배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는 분석이었습니다. 반신반의하면서 들었던 얘기였는데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로 드러난 공직자들의 행태를 보고나니 정말 그 분석이 맞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침몰사고에 대처하는 모습들을 보며 공직사회가 저렇게 부패하고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져 있음을 알게 되었지요. 아! 그래서 문재인씨가 대통령이 될 수 없었구나… 분노도 분노지만 슬픔이 더 큽니다. 어쩌다 이런 사회가 되었을까? 백의민족이란 말을 듣던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 이중 인격자들의 사회가 되었을까? 이해가 안가는 또 다른 현상을 하나 짚어 보겠습니다.
한국 목회자협회에서 2013년 실시한 종교생활 조사결과 개신교 신자가 전체인구의 22.5% ,불교가 22.1%, 가톨릭이 10.1%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한 교회에 속한 신자 숫자로 가름하는 단위교회 세계순위 10대 교회에 한국교회가 4개나 들어 있습니다. 엄청난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전체 종교 인구비율이 54.7%가 됩니다. 이 통계대로라면 국민의 반이 종교생활을 하는 종교인이라는 말이죠. 전 국민의 반…
이번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종교인인 이 나라에서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까?’ 사건 주체인 청해진해운도 종교에 바탕을 둔 회사였고 사건이 진행되면서 드러난 여러 사실들은 종교인으로서 얼굴을 들 수없는 참담한 상황이었습니다. 책임소재를 따지고 누구를 처벌해야 하고 제도를 문제삼고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깊이 생각하고 반성해야 할 일은 우리들 자신 한 사람 한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먼저 챙기고 돌봐야 할 것이 무엇인가요?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교육정책과 풍토를 시급히 다시 정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공교육이 무너지고 사교육이 판치는 풍토. 교육의 목적이 오로지 돈 뿐인 풍토. 중고등 교육만이 문제가 아니고 대학생들도 오로지 취업만을 위해 사회문제는 뒷전으로 하고 도서관에 처박혀 살고있는 실정. 꿈도 낭만도, 사회정의나 부정부패에는 눈감고 사는 사람들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학생들이 가정을 꾸민다면 애들 교육을 어떻게 시킬지 뻔한 일 아닐까요. 이런 현상들 뒤에는 어김없이 경제적 이유가 깔려 있습니다. 모든 이들의 관심은 경제 뿐. 어디가나 돈돈돈.
이번 선거에서는 이런 사회풍조를 개선할 수 있는 후보를 뽑읍시다.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우리 손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을 뽑읍시다. 그리하여 저 노란 리본의 새나라 새사회의 기다림이 우리 손으로 하나하나 실현되도록 하십시다.
꼭 투표하러 가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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