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의 등불 큰바위얼굴 이야기③

천의 얼굴을 가진 큰바위얼굴

이명임作_큰바위얼굴
큰바위얼굴은 산 위에 있다. 산은 세상과 구별 된 곳이다. 그래서 현인들은 하늘에 가까운 산으로 제자들을 불러 도리를 가르치기도 했다. 월출산 큰바위얼굴은 사람이 사는 동네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큰바위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산 위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무작정 올라간다고 해서 보이는 것도 아니다. 신비로운 큰바위얼굴을 제대로 보려면 하늘이 열려야 한다.
월출산 큰바위얼굴은 태양이 불러낸다. 태양의 주위로 수많은 천체들이 돌면서 태양으로부터 빛을 얻어내듯이 꿈과 희망의 아바타인 큰바위얼굴도 열린 하늘로부터 태양빛을 받아 자신을 온전히 드러낸다. 그것도 하늘빛이 가장 눈부신 시간에.
계절에 따라서, 날씨에 따라서, 시간에 따라서 모습이 변하는 큰바위얼굴은 천의 얼굴을 가졌다. 그동안 큰바위얼굴의 소문을 들은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큰바위얼굴을 접한 사람들은 그 얼굴 모습에서 자신의 멘토를 발견한다는 것이다. 큰바위얼굴은 사람들의 내면을 비추어주는 거울이다. 그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주는 하늘빛의 에너지로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북돋워 주고 있다. 보이는 세계보다도 보이지 않는 세계가 더 넓고 크듯이 보이는 세계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영향을 받는다. 홀연히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큰바위얼굴은 보이지 않는 실존의 세계를 볼 수 있도록 마음과 눈을 열어준다.

위기의 시대에 등장한 큰바위 얼굴
만물의 중심은 사람이다. 만물의 중심에 있는 사람의 기운이 온 누리로 퍼져 나가고, 만물은 사람의 상태에 반응한다. 사람들의 경쟁적인 화석연료 사용과 자연과의 조화를 깨뜨리는 난개발로 지구행성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인간은 결코 자연에서 문명을 분리시킬 수 없으며, 전적으로 자연을 의지하여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지구촌을 강타하는 천변지이(天變地異) 앞에서는 이념도, 국경도, 신분도 아무 의미가 없다. 생존을 뿌리째 흔들어대는 재앙 앞에서는 마음의 빗장을 풀고 서로 돕는 길 밖에 없다. 눈앞의 이익을 위하여 경쟁과 쟁취를 탐하고 있는 사이에 이미 인간의 적은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자연환경이 되어 있다. 참으로 심각한 것은 이 절박한 위기의 시대에 내세울 지도자가 없다는 것이다. 혹 지도자가 있더라도 자기와 다른 사람을 쉽사리 인정하려들지 않는다. 생존경쟁을 통하여 오직 자신의 욕망을 성취하는데 익숙해진 사람들은 치열한 생존학습을 통해 상대를 배려하고 협력하는 마음을 잃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긍정 에너지 대신에 부정 에너지가 가득 채워져 있다. 상대를 적으로 생각하는 부정 에너지는 갈등과 어둠만 일으킬 뿐 아무런 창조의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이러한 시기에 빛과 사랑과 생명과 평화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웅대한 큰바위얼굴이 등장했다.

큰바위얼굴 종합안내서
세상에 등장한 큰바위얼굴의 의미
위풍당당한 월출산에는 군림하거나 자만하거나 교만한 바위들이 없다. 개성과 권위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한 몸처럼 소통하고 있다. 미국 뉴햄프셔 주의 상징으로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의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화이트마운틴의 큰바위얼굴이 지난 2003년 5월 3일 심한 폭풍우로 무너져 사라진 뒤, 홀연히 대한민국의 월출산국립공원에 나타난 큰바위얼굴. 빛을 통하여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월출산 큰바위얼굴은 마음 넉넉한 지구촌장의 모습이다.
끝없는 종교적 분쟁과 보복이 그치지 않고 있는 지구촌에서 대한민국은 평화로운 다종교사회를 이루고 있다. 격변의 시대에 세계의 대표적인 종교가 다 들어와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신은 평화이다. 소통과 상생으로 이루어지는 평화는 행복의 정점이다. 더 이상 바라는 것이 없을 때 나타나는 만족감이다. 이러한 평화정신은 세계를 가족공동체로 인식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바야흐로 그 정신에 뿌리를 둔 글로벌 한류문화가 국가·인종·민족·종교·이념의 경계를 넘어 지구촌 전역으로 퍼져가고 있다. 신께서는 바로 여기에 새롭고 완벽한 큰바위얼굴을 빚어놓았다.
지난 3일 영암을 방문한 일본인 소설가…가나주미 노리유키씨 부부
평화메시지 전하는 큰바위얼굴
월출산 큰바위얼굴은 어쩌다 세상에 드러난 형상이 아니다. 월출산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산봉우리 전체가 웅대한 사람의 얼굴형상으로 드러난 것도 놀랍거니와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이념을 품고 눈부신 고대문명을 창출한 우리 민족의 뿌리 ‘동이(東夷)’를 비유하는 ‘구정(九井)’이라는 산봉우리에 나타난 것 또한 우연일 수가 없다.
지금 지구촌은 상극분쟁(相剋分爭)의 시대를 마감하고 화합상생(化合相生)의 새 시대를 열어줄 글로벌 리더를 요청하고 있다. 암울한 지구촌의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유일한 문은 ‘평화’이다. 그리고 평화의 스펙트럼(spectrum)은 빛과 진실과 생명과 사랑, 즉 큰바위얼굴의 메시지이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 현상에는 근원이 있다. 동방의 대한민국에 큰바위얼굴이 나타난 것은 지구촌의 오늘과 내일을 통찰하고 있는 하늘의 뜻이다. 그것은 타고르의 예언시 ‘동방의 등불’이 지구촌에 불을 밝히기 위해 오늘의 역사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인류의 미래를 열어 갈 천손민족(天孫民族)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찾고, 그 등불을 밝혀야 할 소명이 있다.

큰바위얼굴 찾은 일본소설가 노리유키씨
지난 4월 3일, 왕인문화축제를 맞아 조선통신사 이예(李藝) 선생을 주제로 ‘최초의 조선통신사 이예’라는 작품을 써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게 한 소설가이자 변호사인 가나주미 노리유키 씨 일행이 영암을 찾아왔다. 가나주미 씨는 영화제작을 염두에 두고 왕인박사를 현대소설로 쓰기 위해 세 번째 영암을 방문했다. 아내와 함께 영암을 찾아온 가나주미 씨는 4월 5일 일행과 함께 월출산 큰바위얼굴을 찾았다.
이처럼 영암의 큰바위얼굴은 작가들에게 영감(靈感)을 주고, 그들의 작품을 통하여 자신의 등장을 세상에 알려가고 있다.
이미 많은 화가들이 큰바위얼굴을 주제로 한 작품을 발표했고, 머지않아 규모 있는 음악도 작곡될 예정이다. 바야흐로 큰바위얼굴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보물을 간직한 큰바위얼굴
우리는 월출산 큰바위얼굴의 껍질을 벗기고 그 알맹이를 보아야 한다. 월출산 큰바위얼굴은 바위가 아니다. 큰바위얼굴은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일깨워주는 정신이며 문화이다. 그 속에는 인류의 유산으로 남겨야 할 보물이 숨겨져 있다.
최근에 펴낸 ‘동방의 등불, 큰바위얼굴 이야기’ 작품집은 월출산 큰바위얼굴의 종합안내서로 지구촌 큰바위얼굴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수록되어 있다. 무릇 큰바위얼굴이 등장한 목적은 모든 사람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어두운 세상을 빛으로 밝히는 것이다.
참으로 우리는 버거운 시대를 살고 있다. 큰바위얼굴의 발현을 계기로 대한민국과 지구촌 사람들이 큰바위얼굴의 비전을 품고 미래를 이끌어 가는 동력으로 활용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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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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