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정 구 군서면 출신 법학박사 고용노동부고용센터장 전)호남대 법학과 강사
향우회라는 말만 들어도 고향이 그립고 설레인 것은 고향을 떠난 사람에게 인지상정이다. 향우회를 제2의 고향이라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금으로 부터 28년 전 30대 초반의 나이로 ‘재경영암향우회’를 결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적이 바로 엊그제 같다. 그 당시에는 모두가 애향심이 충만한 상태에서 향우회를 발족시켰고, 빠른 속도로 활성화되어 어떤 향우회보다 결속력이 뛰어났으며 향우들 간에는 서로 아끼고 정감이 넘쳐났었다.
“성장에는 진통이 따르기 마련인가?”28년의 역사를 지닌 재경향우회가 지난 해 정기총회가 무산되어 집행부를 구성하지 못한 채 표류함으로써 안타까움을  안겨주었으나, 지난 3월21일 150여 명의 많은 향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신임 제16대 회장(정광채)은 인사말을 통해 “독점적인 기득권 유지의 탈피, 독선적 향우회 운영의 개선, 분파주의를 혁파하고 향우회관 문턱을 낮추겠다”고 밝히면서 “향우회 쇄신작업에 박차를 가하며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향우회 발전에 헌신하고 싶다”고 피력하였다. 신임 회장의 약속이 반드시 실천됨으로써 향우회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활성화에 대한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 싶다.
첫째, 친목도모의 기능을 다시 살려야 한다. 향우회는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하는 향우간 친목을 도모하고, 어려운 형편에 있는 향우를 도우며, 나아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기여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 하겠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향우회 설립목적인 ‘친목도모의 기능’을 다시 살리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대안을 모색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둘째, 전문분야 무료상담이나 교양제공의 기능을 도입하여야 한다. 고향모임은  친목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친목에만 그칠 경우 젊은층, 여성 등의 참여폭을 넓히기는 어렵다. 따라서 변호사, 세무사, 노무사, 고위공무원 및 교수 등 전문가들로 인력풀을 구성하여 법률, 세무, 노무분야 등에 대한 무료상담을, 그리고 대학교수, 고등학교 교사 등을 통하여 향우자녀들의 대학진학 및 직업진로상담을,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분이나 원로를 모셔서 인생을 살아나가는데 필요한 조언을 듣는 ‘멘토특강’을 추진할 것을 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고향의 관심거리를 소개하고 의견을 듣는 기능을 확대하여 지역   사회와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여야 한다. 그간 지역사회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군수님이나 간부들께서 주로 지역축제 또는 농축산물 직거래장터와 같은 분야에 향우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이를 좀더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즉, 농촌학교의 감소와 대학진학 등 교육문제,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방안, 농촌인구 노령화에 따른 노인복지 문제 등에 대하여 영암군 관계자와 향우회의 다양한 전문가 집단간 T/F를 구성하여 운영할 경우 보다 심도있는 아이디어와 협조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는 새로운 집행부가 ‘성장을 위한 진통’을 지혜롭게 극복하여 향우들로부터 사랑 받는 향우회, 향우들에게 유익하고 자랑스러운 향우회, 나아가 지역사회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향우회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양보와 화합, 그리고 협력하는 미덕을 발휘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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