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의 특징살린 축제프로그램 개발 절실, 자발적 주민참여 높여야…

넘쳐나는 지역축제

왕인문화축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주민들간의 공동체의식 함양을 위해 지자체에서는 지역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지역축제는 자신의 고장을 대표하는 농산물, 인물, 문화재, 역사적 인물 등을 소재로 개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형태로 한해동안 전국에서 열리는 축제가 1년이면 2천여개가 넘고 전남도만 따져봐도 120여개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간단하게 계산해봐도 각 지역마다 5개 이상의 축제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수 많은 축제가 개최되면서 비슷한 주제를 가진 축제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각 지자체에서는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다.

왕인문화축제의 현주소

강진청자축제


영암을 대표하는 축제인 왕인문화축제도 마찬가지로 같은 시기에 개최되는 주변지역의 축제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왕인문화축제는 백제시대 학자로서 일본에 선진문물을 전달했던 왕인이라는 인물을 소재로 축제를 펼치고 있지만 인물이라는 축제의 한계성 때문에 왕인박사유적지를 중심으로 식재된 벚꽃이 개화되는 시기에 맞춰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타지역에서 축제시기에 영암을 찾은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왕인축제를 즐기기보다는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축제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렇게 벚꽃개화에 의존하는 바람에 지난해 기상이변으로 벚꽃개화시기가 축제시기와 어긋나면서 관광객유치에 실패했다. 바꿔말하면 벚꽃 개화시기를 맞추지 못하면 왕인문화축제는 지역축제로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또 왕인문화축제가 개최되는 4월에는 장미와 벚꽃을 주제로 열리는 지역축제들이 많아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왕인문화축제가 명품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왕인문화축제만의 경쟁력을 갖춰야한다.

전국 우수축제의 장점

곡성세계장미축제


영암왕인문화축제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전국에서 유명한 지역축제장을 5화에 걸쳐서 취재한 결과 관광객들이 몰리는 축제장에는 축제 개최시기에 맞는 즐길거리가 풍성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왕인문화축제와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는 곡성세계장미축제는 장미를 주제로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장미축제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장미외에도 즐길거리가 많다는 점이다. 각종 드라마나 영화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기차마을에 장미공원을 조성해 관광객유치를 극대화 시킨 것이다. 장미를 보러온 관광객들은 옛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증기열차, 놀이기구, 동물원 구경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이웃지역인 강진청자축제는 기존의 관공서를 중심으로 축제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외부 공연팀을 초청하는 기존축제방식에서 벗어나 각 읍·면의 평범한 주민들이 직접 공연을 펼치는 주민참여형 축제로 변신해 지난해보다 30%이상 관광객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또 기존의 청자박물관을 중심으로 청자를 생산해 판매를 했던 방식에서 청자박물관은 박물관으로서 업무만 담당하게 되고 청자재현은 개인요에서 담당하면서 청자판매 매출도 큰폭으로 증가했다.

장흥 물축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에는 시원한 곳으로 피서를 떠나는 관광객을 겨냥해 장흥군에서는 물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탐진강을 중심으로 시원한 물놀이 시설과 장흥에서 생산되는 약초를 이용해 약초풀장을 신설하는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확보해 올해로 6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축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또 강진군과 장흥군은 예전부터 교류가 많았던 지역답게 같은 시기에 개최되는 강진청자축제장과 장흥물축제장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만들고 함께 축제 홍보를 하는 등 공동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돌아본 경남 진주에서 개최되는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역사적인 사건인 임진왜란 당시 왜군으로부터 진주성을 지키기 위해 사용했던 작전을 소재로 하고 있다. 진주성과 남강, 강변에 만화·동화·역사적 인물 등 다양한 케릭터를 소재로 등을 설치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역사적인 사건을 스토리텔링 작업을 통해 지역축제로 만들면서 진주시 일원에는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몰려들었고 1천억원이 넘는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축제가 나아가야할 방향

진주 남강유등축제


물론 지역축제가 축제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숫자나 이들로부터 벌어들인 수익만을 성공의 기준으로 볼 수는 없지만 지역축제 개최에 많은 인적자원과 비용이 소모되는 만큼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지자체에서는 축제개최를 하면서 외부 용역업체에 프로그램 구성부터 운영까지 축제의 대부분을 전담시키고 있다. 이들 업체에서는 축제의 성패와 관계없이 자신들의 몫을 챙겨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지역축제의 연계성과 기반구축 등에는 소홀하고 흥행의 성공을 위해 인기가수 초청 등 흥행위주의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지역주민은 “현재 용역업체가 주도하는 축제에서 벗어나 지역주민들이 참여도를 높여 지역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축제로 개선해나가야 한다”며 “왕인이라는 인물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왕인문화축제라는 큰 틀안에서 영암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과 관련된 부분을 축제의 프로그램에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끝>                     
                       오기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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