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변해야 산다] 3 - 강진청자축제11개 읍·면 주민들 프로그램 참여, 개인요업체 매출 4억5천여만원 기록

 

청자축제기간 동안 판매장 내에서는 개인요업체에서 생산한 청자들로 즉석경매를 실시해 관광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 공중파 방송국에서 조선시대 왕실에서 사용하는 그릇을 만들던 사기장을 재조명하는 드라마가 방송되면서 도자기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자기하면 크게 고려청자와 백자 두가지 종류로 나눠진다. 그중에서도 영암의 이웃지역인 강진에는 고려시대때 청자를 굽던 가마터가 있던 곳이다. 다른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문화유적지를 활용해 강진군에서는 매년 여름휴가철에 맞춰 강진청자축제를 개최해오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달 27일부터 9일동안 강진군 대구면 고려청자도요지 일원에서 제41회 강진청자축제가 열렸다. 매일 수만명의 관광객들이 축제장을 찾으면서 지난해보다 관광객의 수가 30%가량 늘어 대성황을 이뤘다.
특히 개막식이 열렸던 지난달 27일에는 향우, 관광객, 군민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인파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돼 청자촌 주변에 마련된 주차장이 만차가 되기도 했다. 이와함께 축제기간동안 고려청자도요지 인근지역에서 청자를 만들어 판매하는 개인요업체에서도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2배정도 늘어나 4억5천여만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경제적인 축제로도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축제에는 기존의 대형가수 초청 공연을 과감히 축소하고 관광객과 지역주민들이 축제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등 참여형 축제로 변신을 꾀한 첫해에 이같은 성공을 거두면서 각계각층으로부터 내실 있고 알찬 축제였다는 반응을 받는 등 최우수축제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강진청자축제는 지난 1973년 시작된 금릉문화제로부터 시작됐다. 금릉문화제는 시작된지 2년만인 제2회때부터 당시 문화관광부의 전국 문화관광 10대 축제 중 2대 집중육성축제로 선정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금릉문화제라는 이름으로 23년동안 유지되다가 지난 1996년부터 청자문화제로 이름이 바뀌면서 본격적으로 고려청자의 고장 강진을 홍보하기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올해 강진청자축제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관광객의 입장에 서서 보다 더  편리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변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올해 가장 큰 변화를 찾는다면 지역주민이 만들어가는 축제로 거듭났다는 점이다. 많은 축제에서 관광객들을 축제장으로 불러모으기 위해 대중가수들의 공연을 열고 있다. 하지만 올해 강진청자축제에서는 개막공연과 폐막공연을 제외하면 메인무대에서 열린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은 지역주민들이 채웠다. 개막식이 열렸던 다음날인 7월 28일에는 작천면과 병영면 주민들이 그동안 주민자치센터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뽐냈고 29일에는 대구면과 칠량면, 30일에는 도암면과 신전면, 8월 1일에는 군동면과 옴천면, 2일에는 강진읍과 성전면, 3일에는 마량면, 폐막날인 4일에는 병영 설성풍물단이 평소에 갈고닦은 실력을 무대에서 펼쳐보였다. 해당 읍면 주민들의 공연이 열리는 날은 그 지역의 이름을 딴 날로 지정하고 공연에 참여하지 않는 주민들까지 축제장을 찾아 공연을 즐기고 함께 준비한 음식을 나눠먹는 등 그야말로 지역주민들을 위한 축제로 탈바꿈한 것이다. 지역주민들로 채우지 못한 프로그램들은 지역출신 출향가수와 지역내에서 활동중인 음악단체, 노인단체, 청소년 등이 참여해 관광객들에게 멋진 공연을 선보였다.
이뿐아니라 대부분의 행사장에서 기관단체장들이 축하인사말을 하던 관례에서 벗어나 관내 어린이, 장애인, 다문화가정, 효부상 수상자, 최고령자, 전·의경 등이 무대에서 관광객들에게 축하인사말을 전달하며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또 강진군청과 향토축제추진위에서는 관광객들의 입장에 서서 행사장 안팎에 편의시설과 물놀이시설을 대폭 추가했다. 축제장의 입구쪽인 서문주차장에서부터 축제장안까지는 무더위를 고려해 20개 품종의 호박을 심어 그늘터널을 만들었다. 또 남문주차장에서 축제장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수백개의 우산으로 그늘터널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밖에 무더운 여름철에 축제가 개최되다보니 항상 물놀이 시설확충에 대한 부분을 지적받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미끄럼틀과 물놀이용 풀장을 설치했고 체험장 주변에 수로를 만들고 물레방아를 설치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강진군에서는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축제장주변 시설정비와 프로그램 변화뿐만아니라 축제 홍보방법에도 약간의 변화를 줬다. 기존의 신문과 라디오, TV방송을 통해서만 홍보했던 것에서 벗어나 SNS와 어린이용 청자만화를 제작해 배부했고 최근 MBC에서 방영중인 ‘불의여신 정이’라는 드라마에 제작지원을 하면서 청자축제를 홍보했다.
내년에 열릴 제42회 강진청자축제는 강진군과 도자기 자매도시인 중국 용천시, 일본 하사미정이 모여 개최하는 한·중·일 도자문화예술축제와 함께 강진고려청자요지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이어서 계속 변화하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 인터뷰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임준형 축제팀장

“관광객 눈높이에 맞춘 축제로 거듭나야”

 

제41회 강진청자축제를 성공리에 마무리한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임준형(49) 축제팀장을 만났다.
임 팀장은 “특히 올해 청자축제는 프로그램 변화, 축제장 안팎의 편의시설 확충 등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해였던 탓에 축제의 성공여부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며 “지역주민들이 힘을 모아 노력한 덕분에 주민참여형 축제, 경영형 축제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임 팀장은 “한 지역에서 축제가 5개이상이 개최되면서 축제를 줄여야한다는 여론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축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지역에서 볼 수 없는 해당 지역의 특색을 갖고 있어야 하며 지역경제와 연결이 될 수 있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임 팀장은 “강진청자축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동안 매년 되풀이 되어오던 것들을 과감히 버리고 변화를 꾀했기 때문”이라며 “관광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매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해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팀장은 “영암왕인문화축제는 인물중심 축제인 탓에 관광객들의 흥미를 끌수 있는 요소가 부족한 것 같다”며 “군과 지역주민들이 머리를 모아 관광객들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하면 보다 더 발전하는 축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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