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레저산업으로 대불산단 르네상스를 연다(7)전문숙련인력 육성, 과감한 R&D투자 절실

 

해양레저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대불산단의 현재 모습.

요즘 조선업계가 불황인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이같은 불황이 당장 내일 호황으로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불산단 업체들의 젓줄과 다름없는 현대삼호중공업의 내년 수주량은 16척으로 내년 6월정도만 버틸 수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하청으로 연명하고 있는 대불산단 업체들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소식이다.

그동안 이같은 구조를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총 7회동안 기획 취재를 실시했다. 마지막으로 하청위주의 산업에서 해양레저산업으로 전환에 필요한 요소들을 되짚어본다.

시대 역행하는 대불산단 산업구조

이번 기획취재에 앞서 대불산단 내에서도 해양레저산업으로의 전환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먼저, 전남도에서 해양레저산업 육성방침을 나타냈고 목포대, 세한대(구 대불대)등과 같은 교육단체에서도 대불산단의 미래에 대한 각종 연구와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 속에서도 대불산단의 업체들은 미온적이다. 일부 업체들은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R&D에 대한 투자율을 높여 현대삼호중공업의 하청업체가 아닌 독립경영 업체로 발돋움 했지만 대다수의 업체들은 아직도 기생적 경영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달 말 영암에서 발생한 중공업 가스폭발사고가 대표적으로 이는 후진국성 기업경영의 실체를 보여주는 예이다. 각종 메스컴 등에서 밝혀졌듯 가스폭발 사고는 인재였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일용직 근로자를 고용했고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안전수칙은 나몰라라 했다. 해당업체가 대불 산단 내에서는 나름대로 규모가 있는 업체였기 때문에 충격은 더했다.

말을 바꿔보면 사고업체보다 열악한 업체들도 이와 비슷하거나 이보다 못한 환경 속에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해양장비산업의 육성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푸른중공업에서 국내 최초로 제작한 스틸 재질의 크루즈 파워 보트의 모습.

푸른중공업…첫 테이프를 끊다

대불산단에 입주해 있는 업체는 320여개 정도. 이중 단순 용접으로 인건비 따먹는 식의 경영을 펼치는 업체는 100여개가 넘을 것이라는 업체 관계자의 말은 현재 대불산단의 현실을 그대로 알려주고 있다. 이같은 경영방식은 도산을 낳게 되고 올해에만 20여개의 업체가 불황이라는 강풍에 속절없이 쓰러졌고 이는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낳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불산단내 눈길을 끄는 업체들이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푸른 중공업이다. 푸른중공업이 요트사업에 처음 관심을 가졌을 때는 2003년이다. 그때는 IMF에서 막 벗어나려던 시절로 국내 요트시장은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그나마 국내요트 시장은 일본에서 들어온 중고요트가 점령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 끝에 2007년 6월 국내에선 처음으로 스틸 재질의 크루즈파워보트를 출시했다. 이후 2009년 12월에는 싱가폴에 60t급 슈퍼요트를 납품했다. 가격만 15억원의 고급요트였다.

이후 지난해 9월부터는 국내시장에 눈을 돌렸고 연간 2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연간 총 매출의 43%가 바로 요트판매로서 대불산단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하지만 요트산업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트의 경우 제작기간이 보통 8개월~ 2년까지로 장기간 소요되고 그에 따른 투입자금도 만만치 않다. 쉽게 말해 업종변경이 쉽지 않은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푸른중공업은 레저클러스터 연구기술개발지원자금을 통해 지속적인 R&D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고 이같은 노하우로 지금에 이르렀다.

르네상스 구축에 지자체 관심 절실

대불산단의 행정적 위치는 영암군 삼호읍이다. 이 때문에 연간 400억원~500억원의 지방세가 이곳에서 영암군으로 세입 된다. 군 단위 영암이 그나마 탄탄한 재정자립도를 나타낼 수 있는 것도 대불 산단 덕분이다.

하지만 대불산단이 영암권에 속해 있지만 주요 생활권은 목포에 근접해 있다보니 지역민과 융화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대불산단 내 업체들의 영암의 애착심 또한 크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대불경영자협의회 관계자들이 영암에 장학금을 기탁하면서 그동안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나름 입주업체들 사이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영암의 반응은 앞선 화성시나 부산과 같은 대도시를 비롯해 인근 지역인 신안 등과 비교해 거의 없다. 물론 앞선 지역들은 바다를 끼고 있는 해양도시로 해양레저산업에 대한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하나 대불산단이라는 산업단지를 끼고 있는 지역으로서 지원이나 관심은 더욱 저조하다.

특히 최근 전남도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각종 해양레저산업의 주체도 영암이 아닌 목포가 주체가 되고 있다. 한 마디로 우리집 마당에서 다른 집 사람들이 와서 잔치를 하는 꼴이다.

한 업체 대표는 “현재 영암군에서 적지 않은 도움을 받고 있지만 다른 지역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에 비하면 자치단체와 교류가 거의 없다”며 “대불산단에 엄청난 경제적 지원을 해주면 좋겠지만 그것보다는 대불산단을 남이 아닌 영암의 발전이라는 큰 목표아래 동업자로 각인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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