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사이 사료값 kg당 120~130원 증가
돼지1마리 판매시 10만원이상 적자

 

시종면의 한 돈사에서 농민이 출하를 앞둔 돼지를 근심어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세계적인 이상기후현상으로 사료값이 폭등하고 돼지고기 가격마저 크게 폭락하면서 양돈농가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22일 찾아간 시종면 의 한 양돈농가. 10여년이 넘게 돼지를 키우고 있는 양모(63)씨는 출하를 앞둔 돈사의 돼지들을 살펴보며 근심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는 돼지판매 가격이 크게 폭락한데다 전세계적으로 이상기후현상으로 옥수수를 비롯한 작물의 작황이 부진하면서 사료가격이 크게 상승해 돼지를 키워서 팔면 팔수록 적자인 상황이다.

현재 양 씨는 돼지돈사 5동, 인큐베이터 1동 등 총 6동의 돈사에서 5천두 가량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하루에 소비되는 사료의 양만 3천톤 가량인데 사료값은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1㎏당 120~130원 가량이 증가해 현재는 670~680원정도이다.

돼지 1마리가 시중에 판매될 정도 크기인 110㎏정도까지 사육하는데 드는 기간은 약 6개월가량인데 돼지1마리가 하루평균 50㎏가량의 사료를 소비한다. 사료값만 계산해도 돼지1마리를 키우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20만원이 훌쩍 넘는다.

현재 110~115㎏가량 돼지 1마리를 판매하면 21~22만원정도를 받으니 사료값만 계산해도 적자인 셈이다. 여기에 인건비와 시설비 등을 포함하면 돼지를 판매할때마다 10만원이상의 적자를 보고있는 셈이다.

양 씨는 돼지가격 하락에 대해서 정부측에서 무관세로 들여온 수입산 돼지고기때문이라고 보고있다. 정부는 지난해 구제역의 여파로 생산량이 줄어들어 7천 원대로 돼지고기 값이 뛰자 가격안정을 위해 무관세로 10만톤가량의 돼지고기를 들여왔다. 미처 전부 판매되지 못한 수입산 돼지고기물량이 시중에 풀리고 여기에 구제역 이후 사육된 돼지가 출하되기 시작하면서 공급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양돈농가가 돼지를 내다팔 때 기준이 되는 가격인 지육(枝肉) 도매가는 현재 1kg에 2900원정도이다. 구제역 파동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해 5월의 7천원과 비교하면 절반도 채 안 되는 수준이다. 올해 1월 가격 4600원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져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또 돼지는 통상 115㎏이상 무게가 나가면 가격이 점점 내려가 돼지를 내다 팔지 않을 수도 없어 양돈농가들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시중에 식당에서 돼지고기의 가격은 한참 비쌀 때 가격고집이 소비부진으로 이어지면서 돼지고기 가격 급락에 한몫 했다.

양돈농가 양 씨는 “이렇게 몇 달간 더 가면 버틸수 있는 양돈농가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정부차원에서 마땅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정부는 돼지가격안정을 위해 이달 말까지 도매가격이 ㎏당 3천500원 이하일 때 하루 2천마리씩 최대 3만6천마리를 비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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