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투자의 모델이 된 통영 마리나
지리적 이점 통한 민관 중심 협력 개발

 

해양레저산업의 꽃은 역시 마리나다. 요트의 계류와 보관·관리는 물론 숙박시설, 식당, 컨벤션센터, 쇼핑몰 등이 망라된 마리나 건설은 신개념 리조트로서 이미 선진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게다가 마리나 건설은 해양레저문화를 앞당기는 첩경이다. 정부는 현재 1천여척에 불과한 레저선박이 2019년에는 1만척이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목포를 비롯해 전국에 43개 마리나 건설을 계획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요트산업 기반마련 선점을 위한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도 본격화 하고 있다. 국내 해양레저산업의 선진지역인 경남 통영을 찾았다.

통영 도남동에 위치하고 있는 금호 충무마리나는 민간최초의 마리나이다. 1994년 7월 개장한 금호충무마리나는 90척의 해상계류 능력과 40척의 육상 보관능력을 갖고 있는 국내 최고의 마리나 시설로 개장 이후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퍼시픽랜드, 제주시 도두마리나 등이 개발이 이어지는 등 통영 금호마리나는 한국해양레저 시장의 일대 변혁을 일으켰다.

 

금호마리나리조트 관계자에 따르면 2012년 7월 현재 이곳에 정박하고 있거나 보관하고 있는 요트는 총 64척으로 이중 개인 요트는 46척으로 이중 1~2척을 제외하면 국내인이 보유하고 있는 요트이다.

사실 요트산업은 호화레저산업으로 국내에서 각광을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고 현재에도 그다지 수요가 높다고 보기는 무리이다. 금호리조트 또한 94년 개장 당시 약 200억원을 들여 마리나시설을 확충했으나 한해 수익은 5~6억에 그칠 정도로 호황세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금호마리나에서만 요트가 매년 7척정도가 늘고 있고 전국적으로 봤을 때 약 50여척이 증가추세에 있어 해양레저산업은 말그대로 아직 개발되지 않은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호마리나가 국내 요트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10여년째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경남 연안 시ㆍ군 가운데 가장 긴 629.3㎞의 해안선을 갖고 있는 지리적 이점이다.

게다가 무역항인 통영항과 6개의 국가어항(육지부-동암, 삼덕, 해상부-능양, 매물도, 욕지, 호두) 그리고 16개의 지방어항(견유, 곡룡포, 곤리, 내항, 돈지, 수월, 연대, 연명, 연화, 예포, 이운, 장작지, 진촌, 평림, 하포, 학림)등이 위치해 있어 마리나시설 입지조건으로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또 대전~통영간 고속국도로가 개통됨에 따라 수도권 등 대도시 접근성이 양호해 국내 마리나 리조트로서의 입지를 지켜 오고 있다.

 

이같은 입지조건으로 인해 통영시는 금호마리나를 확대 개발해 국내 최대의 해양레저지역으로 발돋움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쉽게 말해 지자체가 중심이 돼 추진되는 다른 지역 마리나 시설과는 다르게 민간업체와 지자체가 협력관계로 손을 맞잡으면서 투자대비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는 위험요소가 해소된 셈이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의 마리나리조트 내 시설 대부분이 민자로 추진, 운영돼온 점을 감안해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파손된 시설에 대한 우선적 복구와 함께 총 해상계류능력 200척 규모의 마리나를 계획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시에서 통영요트학교를 개설해 연중 운영하면서 요트인구를 늘림과 동시에 금호그룹과 마리나 관련 민자사업의 확대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이에 수반되는 공사비는 국비 50%, 도비 30% 그리고 시비 20%가 투자되는 것으로 계획으로 민자 117억2천900만원 등 총 사업비가 137억2,900만원 투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호리조트 관계자는 “통영시와 금호그룹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해양레저산업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정부의 정책방향이 명확해야 한다”며 “요트 제조 국산화를 서둘러야 할 것인지 아니면 마리나를 개발하고 그것을 관광 자원화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길인지 먼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인터뷰-이성현 마리나 팀장

 

 

 

 

‘마리나 조기정착 위해 과감하고 전략적 투자 필요’

금호충무마리나리조트에서 마리나 팀장을 맡고 있는 이성현 과장은 요트산업의 미래에 대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국내 요트시장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으로 88년 서울올림픽이 시초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며 “역사가 30여년 정도로 짧다보니 요트관련 법규가 제대로 확충되지 않아 마리나 운영이 애로점이 많다”고 운을 뗐다.

이 과장은 “금호리조트내에서 보관 중인 요트 중에서 상당수는 외국에서 수입한 배들이다”며 “최근 요트가 생산되기는 하지만 워낙 소량으로 생산돼 가격적인 측면에서 외국요트들이 국내요트보다 저렴하기 때문으로 이것이 바로 국내 요트시장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장은 “마리나를 포함한 해양레저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플랜도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자체 중심의 마리나가 조성되고 있는 것도 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대비 실익성에서 문제점을 나타낼 수 있다”며 “해양레저산업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해양레저 기반시설 확충, 해양레저 인구의 저변확대, 해양레저 장비 보급, 요트제조 등을 개발 목표로 과감하고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통영마리나는 금호라는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만든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에 어려움이 있다”며 “국내 해양레저산업이 조기 정착되기 위해서는 지역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마리나 조성, 지원 법령을 통한 민간참여 유도, 이용자 편의 및 친환경 개발을 고려한 마리나 개발 등이 그 지향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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