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따라 흔들리는 억새밭 장관...완만한 등산로 가족단위 등산객 인기

도갑지구에서 시작되는 산행은 솔직히 도갑사를 구경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신라 4대 고승의 한명인 도선국사가 원래 문수사를 도갑사로 개창했고 이후 조선 세조 2년인 1456년 수미왕사가 왕실의 어명을 받들어 966칸에 달하는 당우와 전각, 12개의 암자를 세웠다.

이곳에는 국보 50호인 해탈문, 국보 144호인 마애여래좌상을 비롯해 석조여래좌상, 5층석탑, 도선수미비 등 수많은 보물들이 산재돼 있는 사찰이다. 이런 보물들을 구경하다 보면 제대로된 산행을 하지도 못하고 주저앉을 수도 있다. 이 구간은 흔히 도갑사를 시작해 억새밭, 구정봉을 거쳐 바람재에서 성전 경포대로 이어지는 구간을 선호하는 등산객들이 많다.

거리는 7.82㎞, 시간은 대략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도갑사를 지나 홍계골의 아름다운 나무들 사이를 지나게 된다.

홍계골은 동백나무로 유명한 곳이다. 길게 늘어진 동백나무 사이로 그리 가파르지 않은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는 재미는 산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이다. 홍계골을 지나 산행을 이어가면 월출산의 또 하나의 자랑인 미왕재가 나타난다.

미왕재가 유명한 이유는 가을철 장관으로 펼쳐지는 억새밭 때문이다. 도갑사에서 시작해 1시간이 넘어서면 억새밭이 눈앞에 나타나게 된다. 어른키에 육박하는 억새밭은 월출산의 새로운 면을 느끼게 한다.

사실 월출산은 기암괴석으로 뒤덮힌 산으로 분류된다. 이런 월출산에 분지를 이루고 아늑하게 억새밭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볼수 있다.

억새밭은 비교적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 나무데크를 이용해 억새밭을 가로 질러 자리잡고 있다. 데크를 따라 가다보면 억새밭에 파묻혀 제대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모습을 감춰버린다.

데크 옆으로 마련된 정자에서 바라보는 월출산의 모습은 더욱 기이하다. 구정봉과 향로봉에서 바라보는 직선형의 남성형 월출산이 아닌 부드러운 월출산의 모습이 나타난다.

가벼운 산행을 즐기려면 이곳에서 다시 도갑사를 내려가도 괜찮다.

넉넉히 3시간 정도의 시간이면 억새밭의 장관을 구경하고 도갑사로 돌아갈수 있는 곳으로 시간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미왕재에서 발길을 돌리면 월출산의 작은 한면만을 보고 내려가는 길이다.

다시 향로봉과 구정봉을 거쳐서 턱밑까지 차오르는 가뿐 숨소리를 느껴야 제대로된 산행이라는 기분이 들게 된다. 이것이 산행의 묘한 매력이다. 여기에서 바람재를 지나 경포대 계곡을 향하면 성전면 월남사지, 무위사 위치한 곳으로 산행을 마칠 수가 있다.

월출산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천황봉을 지나 구름다리를 향하는 완주코스를 택해야한다. 하지만 이 구간이 쉽지 않다. 거의 9㎞에 달하는 거리는 7시간에 달하는 시간을 소요해야한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에는 가파른 산을 오르 내리는 완주코스는 쉽지 않다.

월출산은 각 코스별로 색다른 매력을 준다. 도갑사를 경우하는 코스는 완만한 경사를 가족단위 산행이 가능하다. 가볍게 산책을 하듯이 걸으면서 월출산을 느껴볼 수 있다.

천황사에서 시작된 코스는 시작부터 가파른 경사가 숨을 조여온다. 갖가지 특성을 지닌 월출산의 등반코스는 다녀볼수록 재미를 느끼게 한다.

이상하게 각 코스별로 천왕봉에 오를때마다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영험한 기운을 가진 월출산에 관광객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도 이런 월출산의 매력때문이 아닌가 싶다.<끝>

 

 

 

 

◆월출산의 花 - 할미꽃
노고초, 백두옹이라고도 불리우는 할미꽃은 산과 들판의 양지쪽에서 자란다. 4월말 무위산 자연학습장 인근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할미꽃은 4월에 피고 꽃자루 끝에서 밑을 향하여 달리며 붉은빛을 띤 자주색이다.

흰 털로 덮인 열매의 덩어리가 할머니의 하얀 머리카락같이 보이기 때문에 할미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할미꽃은 뿌리를 해열·소염·살균 등에 약용하거나 이질 등의 지사제로 사용하고 민간에서는 학질과 신경통에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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