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화합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질과 능력 구비한 인물필요
영암은 하늘이 내려준 땅... 지역별 거점 정해 각 지역 중심기능 살려야

 

■ 전석홍 전 장관 약력 -서호면 장천리 출생 -장천초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제13회 고등고시행정과 합격 -광산군수 영광군수 광주시장 역임 -내무부 차관보 역임 -전라남도 도지사 역임 -국가보훈처장관 역임 -제15대 국회의원 역임 -현재 여의도연구소 이사장

▶새해가 왔습니다. 지역주민들과 출향인 여러분께 새해 덕담 한마디 해주시죠.

세월이 빠릅니다. 임진년 새해 동이 텄습니다.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가정에 만복이 가득하시고 하시는 일들이 다 성취되시는 한 해가 되시기 기원 드립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요.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현재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직을 맡고 있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사무실에 나갑니다. 

회의에 참석하기도 하고 만나야할 사람도 만나며 틈이 나면 독서를 하거나 글을 쓰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입니다. 건강은 평상시 스스로 관리를 해야 합니다. 

집 가까이에 학동공원이 있어 가능한 한 하루에 한번씩 나가서 걷기를 합니다. 골프는 치지 않습니다. 원래 좋아하는 것은 등산입니다만 등산할 기회가 영 나지 않아 잘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선배 정치인으로서 여러 가지 생각이 계실 것 같습니다. 

금년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해입니다. 4월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12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나라의 장래를 결정할 중요한 선거입니다. 저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 해 보지 않았습니다만, 인물이 아니라 정당만 보고 투표하는 경향은 지양 되었으면 합니다. 정당색깔만 보고 투표하다보니 영남은 한나라당, 호남은 민주당 일색이 되어, 특정 정당의 옷을 입지 않으면 입후보 할 수 없는 경직된 분위기가 고착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그러니 호남에서는 민주당 아닌 다른 당으로 입후보 하려 하지 않아 출마자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서 탈피할 때 우리나라 선거문화가 한 단계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뽑아야 합니까.

우선 정당만 보지 말고 인물의 됨됨이를 보고 선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 하면서 지역대표라는 이중적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으로 지역주민의 바탕에 깔려 있는 합리적인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여 국정에 반영함으로써 어려움을 풀어주고, 중앙과 지역간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에 성의를 다 하며, 지역의 화합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구비한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 당선만 되면 주민 위에 군림하려는 사람은 시대정신에 맞지 않다고 봅니다.

  

▶선거 때마다 대두되는게 지역갈등입니다. 선거가 끝나면 후유증이 대단합니다. 후유증을 없앨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국민통합을 위하여 요구 되는 과제중 하나가 지역갈등의 해소입니다. 입으로는 지역갈등해소나 완화를 주장하면서 선거때만 되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이를 조장하여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행태가 문제입니다. 

이를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정치권부터 실천 요목을 입안하여 행동으로 옮기는 노력을 기우려야 할 것이며, 이를 감시하는 국민운동이 전개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루 이틀에 이루어질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역사회가 참 어렵습니다. 한미 FTA가 타결돼 우리 영암지역 농촌에도 큰 손해가 올 것이라고 우려들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안타깝지만 자유무역협정은 세계적 추세입니다. 더군다나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제품을 만들어서 외국에 팔아 국민소득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 정도의 수준에 이른 데는 무역도 큰 몫을 했다고 봅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노무현 대통령 때 시작하여 몇 년에 걸쳐 마무리 된 것입니다. 

다만 한미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하여 햇볕이 드는 분야도 있지만 그늘도 생깁니다. 농어업과 서비스분야가 문제입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이를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22조원 지원계획을 세워 손실보전과 경쟁력제고를 위한 시책을 펴도록 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지역별로 그 대책을 마련하는데 부심하고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예산을 지원하는데는 무엇보다 대상의 선택과 효과적인 집행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우루과이라운드 대책 때 농어촌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도 성과가 크지 못했던 것은 집행에 잘못이 있었기 때문임을 교훈 삼아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발생하는 어려움에 대한 보완대책도 꾸준히 마련하여 지원해 나가야 할 것 입니다.

  

▶큰 행사 때마다 영암에 내려오십니다. 고향에 오실 때는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고향에 갈 때면 어렸을 때를 많이 생각합니다. 그 당시 얼마나 못 살았습니까. 한 지역의 울안에만 갇혀 멀리 가보지도 못하는 생활권에서 살지 않았습니까. 그때를 생각하며, 눈부시게 변해 가는 고향을 바라보면서 흐뭇한 생각에 젖습니다. 

고향발전을 위해 현지에서 열정을 쏟아 애쓰시는 군수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한 생각을 갖습니다.

  

▶영암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요.

지역에서 여건에 맞는 발전방향을 설정하여 잘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암은 하늘이 내려준 지역이라는 생각을 가질 때가 많습니다. 

월출산의 수려한 자연경관, 왕인박사와 도선국사 같은 문화적 인물과 풍부한 문화자산,대불공단과 삼호공단을 비롯한 공업시설, 비옥한 농업기반 등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그럼으로 자연, 문화, 산업자원을 기초하여 분야별 특성을 살리면서 상호 연계한 종합관광권개발을 하는 노력도 의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는 ‘소도읍개발론’으로 박사학위을 취득했습니다만, 주민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정주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역별 거점을 정하여 생활편의시설, 교육문화시설, 특화된 소득기반을 조성하여 지역중심지기능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역대 영암지역 국회의원중에 어느 분이 가장 기억에 남으십니까. 그 이유도 설명해 주십시오.

낭산 김준연 선생님과 유인곤 선생님입니다. 두 분 다 청빈하셨지요. 

김준연 선생님은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큰 인물입니다. 건국유공자이시고 자유민주주의 신념이 투철하신 낭산 선생님은 무투표로 제헌국회의원에 당선 되셨습니다. 

낭산 선생님의 동생 되시는 김준오 선생님이 장천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계셨기 때문에 낭산 선생님에 대한 말씀은 어려서부터 많이 들었습니다. 

한번은 낭산 선생님께서 장천초등학교 운동장 연단에 올라서서 연설을 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역문제보다는 나라의 진로에 대해 역설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대학 다닐 때 조희종 친구와 함께 장충동 자택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젊은 두 사람을 앞에 두고 일본 동경제대 유학시절, 유엔에 한국 대표로 다녀오신 일 등을 말씀하시는데, 몇 년 며칠 몇 시에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다는 것을 하나하나 얘기하시는 그 기억력에 놀랐습니다. 낭산 선생님 말씀이 나오면, 항상 그러한 장면이 영상처럼 떠오릅니다. 

유인곤 선생님은 2대 국회의원으로서 용산 옛 국방부 청사 아래쪽, 길가 2층집에서 사셨습니다. 서울대학교 입학시험을 유 선생님댁에 묵으면서 치렀기 때문에 그때 처음 뵈었습니다. 

나는 고등학교 때 웅변을 했고 학교 대표로 광주에 가서 입상도 했으며 3학년때는 변론부장을 했습니다. 마침 3학년 담님이 나주 세지출신이신 조완영 선생님이었는데, 유씨 집안 취객이었습니다. 

조 선생님이 나더러 당시 국회의원이셨던 유인곤 선생님댁에 가서 입학시험을 치르라 해서, 거기에 묵으며 합격했습니다. 대학 입학후 바로 5월에 제3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는데 마이크 선전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트럭을 타고 한달간 영암 곳곳을 다니며 마이크를 잡고 유세를 했습니다. 그때 낭산 선생님이 당선되시고 유인곤 선생님이 낙선 했습니다. 

당선 됐더라면 유 선생님댁에서 대학을 다닐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도 유인곤 선생님댁 앞을 지날때면 그 시절을 생각해보곤 합니다.

  

▶역대 영암군수 중에 어느 분이 가장 기억에 남으십니까. 그 이유도 설명해 주십시오.

영암군수 중 기억에 남은 분이 몇 분 있습니다만, 잊혀지지 않을만한 사연이 있어야 기억에 남기 마련입니다. 두 분만 들어보겠습니다. 김옥현 군수가 기억에 깊이 박혀있습니다. 

김 군수는 전라남도의 초대 문화재과장을 역임하여 문화재업무에 대해 일가견이 있고 그 분야에 열정을 가진 분입니다. 

그래서 왕인박사유적지를 정비하면서 나주군수로 있는 김옥현군수를 영암군수로 전보하였으며, 왕인박사유적지를 정비하는데 잊을 수 없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병섭 군수도 기억에 남는 군수입니다. 정 군수는 박경원 내무부장관 비서실장출신으로 일 욕심이 많은 분입니다. 내가 내무부 지방개발국장으로 있을 때 세계은행 차관사업인 군도포장과 기채사업인 지방도로포장사업을 맡았습니다. 

2천억원 기채사업으로 지방도로포장사업을 하는데, 영암읍-독천까지의 지방도로를 포장하도록 책정하여 사업비 배정을 했습니다. 

읍내 삼거리에서 군서방향의 우회도로는 지방도로가 아니어서 사업계획에 들지 않았습니다. 눈치 빠른 정 군수는 그곳을 먼저 포장해버리고, 공사비가 부족하니 추가사업비를 내놓으라 떼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고향이라 도로의 길이를 연장하여 추가사업비를 지원해 주었습니다. 또 포장사업이 진행되던 중 신근정에서 도갑사로 가는 길을 포장해 달라는 도의 요청이 있어, 검토해본바 그 길은 이름도 없는 길이라 지방도로포장사업비를 투입할 수 없어, 부득이 영암읍-독천까지의 도로를 포장하는 것으로 그 길이를 늘려서, 필요한 사업비를 추가 지원하여 포장하도록 하였습니다. 

또 정병섭 군수는 지방도로포장이 된 도로 양편에 벚꽃을 심은 군수이기도 합니다. 

  

▶왕인박사현창협회 회장을 맡으셔서 여러 가지 일을 하시고 계시는데 이에 대해 말씀 좀 해 주시지요.

도지사 때 왕인박사유적지를 정비했기 때문에 왕인박사현창협회에 대해 항상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은 힘이지만 보태기 위해 회장직을 맡았습니다. 

왕인박사는 우리의 자랑임으로 왕인박사를 선양하고 기록이 미비한 그의 행적을 찾아 밝혀, 궁극적으로는 국가문화재로 지정 받는 것을 목표로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도와 군의 지원을 받아 박광순 왕인문화연구소장이 주축이 되어 왕인박사의 도일경로, 일본에서의 발자쥐, 영산강문화권과 고대일본과의 교류 등 다각적인 연구사업을 진행해 가고 있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지역주민들께 당부의 말씀을 해주십시오.

고향이 날로 달라져가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뿌듯해 집니다. 그것은 군수님을 비롯한 여러 기관 단체장님과 주민 여러분들의 협동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영암은 여러 가지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보다 좋은 고장으로 발전시키는데 애정을 가지고 힘을 합칩시다. 항상 건강하시고 화평하시기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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