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북 금동마을 30대 주부 연탄가스 중독사망

 

부부가 방안에 연탄불을 켜놓고 잠을 자다 부인이 숨지고 남편도 중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5시40분께 신북면 양계리 금동마을 A(45)씨의 집에서 A씨의 아내 B(34)씨가 연탄가스에 중독돼 쓰러진 것을 친척들이 발견,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 A씨 부부는 곧장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아내는 숨졌고, 김씨는 중태다. 

12일 기자가 찾은 A씨의 집은 텅 비어있었다. 빈소가 나주의 한 병원에 차려져 가족들은 장례식장에 가 있었다. 집안에는 모든 흔적이 그대로였다. 일부 김치통에는 막 담근 김장이 가득했다. 마을주민들은 “청천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 부부가 함께 잠자리에 든 것은 11일 새벽 1시께였다. 김장을 함께 하기 위해 집을 찾은 친척들과 저녁 늦게까지 양념을 준비했다. 문제는 잠자리였다. 안방과 작은방은 친척들에게 내 주고 부부는 건너편 방에서 자기로 했다. 이 방은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한기가 썰렁했다.

부부는 방 공기를 덥히기 위해 며칠 전 사놓은 화덕에 연탄을 넣어 달군 다음 이것을 방으로 들여놨다. 부부는 연탄가스가 차 오르는 줄도 모르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 새벽 한 친척이 화장실에 가던 길에 방 문이 조금 열려 있는 것을 보고 문을 열었다. 방안에는 가스가 가득했고 부인은 숨져있었다. 남편도 위독한 상태였다. 

마을주민들은 숨진 B씨가 그렇게 부지런할 수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시어머니를 모시고 자식 둘을 키우는 전형적인 농부의 아내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밖에 몰랐다고 행적을 전했다. 김장철이 되면 주문을 받아 조금씩 판매하기도 했다. 돈을 모으기 위해서였다. 

마을주민들은 “그렇게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더니 저렇게 허망한 사고를 당했다”며 “밭일을 그렇게 많이 하면서도 인상을 찌푸린 것을 보지 못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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