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보온작업에 노동력 집중..
“한해 보상금 턱없이 부족” 불만

 

김민수씨(제일 우측)와 서영호씨 등이 무화과 밭에서 추위가 오기 전에 보온작업을 하기 위해 볏짚을 씌울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 무화과 농사는 사실상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10월말부터 두룩을 높여주고 나무주변을 정리한 다음 벼짚을 이용해서 철저히 보온을 해 줘야 안전한 겨울을 넘기고 내년봄에 싱싱한 싹을 트게 된다. 겨울 채비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초 추위 때문에 사상 최대의 피해를 입은 관내 무화과 재배농민들은 어느때 보다 보온을 신경쓰는 모습이다. 요즘 무화과 밭 주변에는 농민들이 미리준비 해 둔 볕집을 쉽게 구경할수 있다.

지난달 27일 삼호읍 난전리 무화과 밭에서 만난 농민 김민수(71)씨도 겨울준비가 한창이었다. 막 정리를 마쳤다는 밭 이랑은 마치 비자루로 쓸어낸 듯 깨끗했다. 한쪽에서는 다른 주민들이 무화과 나무주변의 잡풀을 뽑아 바깥으로 가려내고 있었다.

나무 주변이 정리되면 추위를 막기 위해 짚을 씌우게 된다. 김씨는 올해 15만원어치의 볕짚을 사들여 놓았다.


“추위가 그렇게 무서운줄 몰랐습니다. 올초 추위때 무화과 싹들이 맥없이 시들어 버렸어요”

김씨는 올해 1천500평에서 자라고 있는 7년생 무화과나무 수백그루를 베어내야 했다. 냉해 때문에 죽은 나무들이었다.

무화과 나무중에서 가장 높게 쳐준 것은 5~10년생이다. 사람으로 말하면 청년기에 해당하는 황금기로 가장 열매가 많이 열리고, 열린 열매 또한 최고의 상품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제 막 좋은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무화과나무를 집단으로 베어낸 것이다.


“자식같은 나무를 베어거린 것이지요. 몇 년 동안 애써 길러온 것인데 참 슬펐습니다.”

물론 수확도 예년의 20%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같으면 이것저것 제하고 3천만원은 순수익을 올렸으나 올해는 고작 200여만원을 버는데 그쳤다. 10%도 안된 수익을 올린 것이다. 2천500만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지만 김씨가 영암군으로부터 받은 냉해 보상금은 150만원이 전부였다.

김씨는 “차라리 위로금이라고 하지 왜 지원금이라고 했는지 모르겠다”며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냉해 보상금을 누가 이해하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가 올해 경험한 바에 따르면 3℃ 이하의 온도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무화과나무는 한해를 입었다. 시기도 중요했다. 한겨울에는 그나무 괜찮지만 수분이 나무로 한참 올라가는 3, 4월에 추위가 닥치면 예외없이 냉해가 엄습했다.

김씨는 “내년 무화과 농사는 정말 잘 되어야 할 텐대 벌써부터 걱정이 많다”며 “최대한 보온을 잘 해서 나무를 따뜻하게 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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