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치 않은 내륙 습지..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 ‘끈끈이주걱’ 증식 중

 

월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홍길도 담당과 오혜선 담당이 끈끈이주걱이 증식하고 있는 묘판을 살펴보고 있다.

도갑사에서 대웅전을 돌아 등산로로 접어들면 조금 올라가 도선국사수미비를 만난다. 이곳에서 200m 정도 올라가면 좌측으로 수풀이 우거진 작은 지대가 있다. 주변에는 큰 나무들이 자라기 때문에 일반 숲과 금방 구분되는 곳이다. 

도갑습지다. 크기는 길이 60여m, 폭 70여m다. 이 작은 습지에 산림청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인 끈끈이주걱, 이삭귀개, 땅귀개가 살고 있고,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및 보호종인 잠자리난초, 닭의 난초, 은대난초 등도 서식하고 있다. 

월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가 지난 2002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도갑습지에서만 54과 112속, 136종 등 154종류의 식물상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히 식물의 보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뿐아니다. 이곳에서 살고 있는 곤충들도 잠자리목, 사마귀목, 메뚜기목 등에 걸쳐 27과 40속, 42종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습지는 이처럼 식물과 곤충들의 천국이기 때문에 완벽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갖춘 곳이라고 한다. 물이 고이는 오랜 과정을 통해 다양한 생명체를 키우기 때문에 하나의 생태계가 조성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습지는 람사협약에 따라 국제적인 보호를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1997년 7월 발효, 101번째로 가입국이 됐다. 도갑습지는 지난해 6월 특별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요즘 도갑습지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가 끈끈이주걱을 인공으로 배양해 기르고 있는 것이다. 원래 도갑습지에는 1천여 개의 끈끈이주걱이 서식하고 있었으나 주변에서 큰 나무들이 습지 쪽으로 침범해 오면서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었다.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 4월부터 사무소 내에 묘 포장을 조성하여 끈끈이주걱 자체 증식 실험을 실시한 결과 현재까지 약 100개체를 증식시키는데 성공했다.

끈끈이주걱이란 식충식물이 벌레를 잡아먹는 모습은 신기하다. 잎의 앞면과 가장자리에 붉은 색의 긴 선모(腺毛)가 있고 잎자루 밑쪽에는 갈색의 긴 털이 있다. 여기서 벌레를 잡는다. 작은 벌레가 선모에 닿으면 붙어서 움직이지 못 하는데 이때 잎이 오므라지면서 선모에서 소화액이 분비되어 벌레가 소화된다.

월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도갑지구 홍길도당당은 “도갑습지는 월출산의 유일한 습지이면서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내륙습지다”며 “ 끈끈이주걱이 많이 번식하면 학생들의 탐방장소로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습지는 높은 가치 모든 사람들이 아끼고 보존해야...”
끈끈이주걱증식 실무 월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오혜선 담당

 

 

월출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오혜선 담당

“궁극적으로 끈끈이주걱이 자연 상태에서 잘 살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산림청지정 희귀식물인 끈끈이주걱을 복원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월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오혜선 생태조사담당의 꿈은 도갑습지에 끈끈이주걱이 번창하는 것이다.

2002년에 1천여개에 달했던 끈끈이주걱이 최근 들어 급격히 감소했다. 도갑습지의 상징적인 식물인 끈끈이주걱을 살려야 했다. 이를 위해 오담당과 직원들은 지난 4월부터 관리소 내에 작은 육묘 틀을 설치하고 끈끈이주걱을 증식시키기 시작했다. 재배기술은 구례군의 전문가로부터 틈틈이 전수 받았다.


오담당은 “끈끈이주걱의 인공증식을 위해서는 잎 안쪽에 있는 생장점을 이용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며 “많은 직원들이 힘을 합치고 있기 때문에 도갑습지에 끈끈이주걱이 예전의 세를 회복할 날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담당은 습지는 “도갑습지는 한때 습지 중간으로 등산로가 개설돼 있을 정도로 보호를 받지 못했으나 지금은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며 “습지의 가치가 그만큼 높게 평가되고 있는 만큼 모든 사람들이 습지를 아끼고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담당은 “도갑습지는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세심한 관찰을 받고 있다”며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옛 모습을 되찾아 관광객들이 완벽한 생태계를 구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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