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한국 유학...10여년째 외국인 범죄 도우미
2003년 영암 터전, 음식점 차려 사랑방 역할

 

통역을 맡아 생활하는 외국인 여성이 각종 범죄로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들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7일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302호 법정에서는 음주운전으로 판결을 기다리는 20대 몽골인이 있었다. 그 옆에는 몽골인의 통역을 위해 바얄체첵(38)씨가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어려움을 겪는 몽골인이나 우즈베키스탄 인들에게 바얄체첵씨는 든든한 후원자이다. 바얄체첵씨는 14년간의 한국생활로 본명보다는 윤아라는 한국이름으로 흔히 불리우고 있다.
 
몽골출신인 윤아씨가 처음 한국에 온 것은 지난 97년 종교단체의 도움으로 건국대 한국어과에서 유학을 시작했다. 이어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몽골 코리아타운 회사에서 통역비서생활을 했다.

이때 본국출신의 사람들을 위해 하나의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실수로 범죄행위를 저지른 몽골인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것이다.
 
첫 번째로 인연을 맺은 것이 지난 2001년 서울 청량리 경찰서에서다.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서에 잡혀있는 외국인들의 통역을 맡아 해주면서 봉사는 이어졌다. 몽골인들의 통역을 해주던 윤아씨는 지난 2003년 영암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현대삼호중공업에서 몽골인 산업연수생 300여명을 교육시켰고 윤아씨가 통역인으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영암으로 찾아온 윤아씨는 곧바로 영암경찰서를 찾아 그동안 해왔던 범죄 외국인 통역 활동을 이어갔다. 이래서 윤아씨에게 붙여진 직함이 외국인 범죄 신고 도우미이다.
 
처음 영암으로 오던 2003년에는 윤아씨는 하루도 제대로 쉬지를 못했다. 산업연수생들은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치는 몽골인들이 적지 않았다.

이때 윤아씨는 경찰서의 호출이 있을 때 마다 새벽에도 나가 몽골인들의 입장을 이야기했다. 여기에 평소 러시아를 배운 윤아씨는 우즈베키스탄인들의 어려운 일도 도맡아 처리해 줬다.
 
3년간의 산업연수생 통역일을 끝낸 윤아씨는 아예 몽골우즈벡 음식점을 새로 차려 이들을 도왔다. 평상시에는 몽골, 우즈벡 사람들이 찾아오면 말벗이 되고 민원사항을 하나씩 처리해주는 일을 하루도 빼놓지 않는다.
 
경찰서 일에서 윤아씨는 검찰청, 법원에서 일처리도 모두 맡아서 처리하고 있다. 몽골인 등이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면 최종 법원 결정까지는 3개월. 이 기간동안 윤아씨는 범죄를 저지른 몽골인 등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윤아씨는 "동포들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도움을 주고 법에 대한 관심이 많아 공부를 통해 경찰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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