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병연 ·영암읍 출생 ·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동 언론홍보대학원-원과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졸업(사회복지학 박사) ·한국청소년인권센터 이사장 ·광주북구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위원장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 부회장 ·전국청소년수련관협의회 회장 ·영암군청소년수련관 관장
얼마 전 아버지가 딸의 손가락을 절단한 사건이 발생해 우리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 이유인즉 아버지의 지갑에서 돈을 꺼내간 딸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생각할수록 끔찍하고 몸서리쳐지는 일이다. 가정이 최후의 보루라는 말이 더없이 무색한 요즘이다.

우리의 가정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단 말인가? 가족 간의 유대를 최고의 자랑거리로 삼고 살았던 우리민족이 언제부터 이렇게 부서져 버렸단 말인가? 물론 아동학대가 어제 오늘의 문제만은 아니다.

과거에도 자녀를 훈육하는 과정에서 체벌인 회초리는 자주 사용되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과거와 달리 날이 갈수록 잔인해지고 흉폭화된 데에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어떻게 자녀의 신체에 흉기를 들이댈 수 있단 말인가.

현행 아동복지법 제1조에는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라나도록 그 복지를 보장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2010년 신고된 아동학대는 5,667건이다. 이중 학대를 받는 아동 중 10명의 4명이 매일 학대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학대아동 10명중 4명이 부모, 혹은 친척들에게 학대당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국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고작해야 45개 뿐이다. 또한 보호시설은 37개에 불과하다. 더 황당한 것은 친부·친모의 아동학대가 계부·계모의 아동학대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이다. 친부와 친모의 아동학대는 합쳐서 79.6%였으나, 계부, 계모의 아동학대는 합쳐서 4.2%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아동학대 발생장소 중 가장 빈도수가 높은 곳은 가정이다. 가장 안전한 환경이 되고, 가장 포근한 공간이어야 할 가정이 아동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의 아동학대는 가정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가정은 공개된 장소가 아니어서 대다수의 사건들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가정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의 종류도 다양하다. 얼핏 "이런 일을 아동학대 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이는 그 만큼 우리사회에 아동학대가 보편화되어 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아동학대의 유형은 구타나 폭력에 의해 신체적 손상을 입히는 신체학대와 아동의 인격과 감정을 무시하거나 모욕하는 정서적 위협의 정서학대, 성인의 성적 욕구충족을 목적으로 자행하는 성학대가 있다.

특히 아동학대 중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방임의 예를 들어보자. 아동에게 고의적으로 의식주를 제공하지 않거나 장시간 아동을 혼자 위험한 상태에 방치하는 물리적 방임, 학교에 보내지 않는 교육적 방임, 그리고 가출 아동을 찾지 않는다든가 필요한 의료적 처치를 하지 않는 의례적 방임 등이 그것이다.

아동학대의 가해자 중 대부분은 바로 부모이다. 부모중 대다수는 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이며, 단지 일부의 가해자들만이 성격장애나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모든 부모가 자녀들에게 학대를 할 가능성이 높다.

안정되지 못한 부모의 미성숙과 자녀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의 아동양육에 대한 지식부족, 자녀에 대한 부모의 높은 기대와 어릴때 받은 학대 경험, 경제난과 가정불화, 정서적 불안, 약물중독 등이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아동학대는 자녀들에게 깊은 정서적, 신체적 상처를 주거나 자녀를 죽일 수도 있다. 모든 부모가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자녀를 보호하고 행복한 세상을 사는 주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 교육이 중요하다.

먼저 아이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그들의 사고방식을 존중해 스트레스로 발전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부모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훈육이 필요하다. 훈육은 부모로서 당연히 수행해 야 할 과제의 일부로 자녀들을 가르치고 훈련하는 길이다.

자라면서 분노와 질투를 조정하고 사람들과 조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자기 통제능력 발달과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권리에 대한 존중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감정에 대한 적절한 표현을 가르치고, 바르게 행동했거나 책임을 완수했을 때, 관심과 칭찬을 받도록 하고, 스스로 능력을 발전시키도록 자립을 도와야 하며, 질서를 가르쳐야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자신 스스로 정서적 안정과 충분한 휴식을 돌보는 것이 자녀를 보호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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