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추폭포 해설, 설명 태부족

관광객들 인공폭포 용추폭포로 잘못알아

"심각한 오용, 다른 문화재 불신가져 올 수도"

 

여름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기찬랜드. 이곳에서 원목테크 길을 타고 안내간판을 따라 500m 정도 올라가면 등산로 끝에 유서깊은 용추폭포가 보인다. 계곡에서 물이 흐르고, 오른쪽 절벽에서는 높이 40m에 달하는 폭포가 쏟아지고 있다.
 
기자가 지난 27일 이곳에서 만난 관광객 이모(37. 목포시)씨와 일행 3명에게 용추폭포가 어떤 것이냐고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절벽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폭포줄기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그렇게 알고 있고, 각종 매체나 인터넷 포털에서도 높이 40m의 웅장한 폭포가 용추폭포라고 소개하고 있다. 기찬랜드 입구 간판에도 '용추폭포는 40m 높이에서 항상 맑은 물이 줄기 차게 떨어지는...' 이라는 설명이 있다.
 
그러나 오른쪽 '40m 높이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물줄기는 용추폭포가 아니다. 인공폭포다. 진짜 용추폭포는 아래쪽 계곡에서 아담하게 물을 떨어뜨리고 있는 작은 폭포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그럴만도 했다. 폭포주변에는 인공폭포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고, 다만 용추폭포에 대한 설명이 있을 뿐이다. 누가봐도 인공폭포를 용추폭포로 착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른쪽은 인공폭포 ... 아래 작은것이 진짜 용추폭포

특히 등산로는 용추폭포 30여m 앞에서 끝나게 해놓아 관광객들이 폭포를 멀리서 감상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이곳에서 보면 자연폭포가 장관을 이룬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잡풀과 철조망을 헤치고 폭포 가까이 가보면 이곳이 인공폭포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폭포 꼭대기에는 산쪽에서 내려오는 검은 배관이 보이고 이곳의 끝에서 물이 펑펑 쏟아지고 있다.
 
영암군은 지난 2008년 5월 기찬랜드를 조성하면서 이곳에 인공폭포를 조성했다. 폭포 아래쪽 진짜 용추폭포가 있는 곳에서 배관을 연결, 수중모터를 이용해 물을 끌어 올린 다음 아래로 떨어 뜨리는 방식이다. 군은 원격 조정장치를 이용해 물이 쏟아지는 양과 가동시간을 적절히 조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관광객들에게 보다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당시 인공폭포를 설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공폭포가 알게 모르게 용추폭포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용추폭포란 역사와 전통을 가진 고유지명과 고유장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옆에 만들어진 인공폭포가 용추폭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들은 "인공폭포를 월출산의 전통있는 폭포로 지칭하게 하는 것은 다른 문화재까지 불신을 갖게 할 수 있는 심각한 오용이다"며 "용추폭포를 있는 그대로 알리고 인공폭포를 설명하는 간판을 따로 세우면 나름대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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