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금 값 고공행진... 고개 돌려보는 금정면 金의 역사

금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다. 16일 시중 금 값이 한 돈에 22만 8천 865원에 형성됐다. 사상 최고치다. 세계경제의 불안이 계속되면서 금값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금소비가 많아지면서 미국 LA의 경우 과거 서부개척시대때 폐쇄됐던 금광이 다시 문을 여는등 골든러시가 재현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영암도 한때 금 생산지역으로 이름을 날릴 때가 있었다. 이름도 금같은 금정면(金井面)면이 그 곳이다. 한때 5~6개의 금채굴 현장이 있었고, 곳곳에서 사금을 채취했다.

고려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금정면 일대 채광은 일제시대를 거쳐 6.25 전까지 계속되다 명맥이 끊겼으나 여러 가지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올초에는 한 사업자가 모래 채취허가를 받아 사금 채취를 시도했으나 수지가 맞지 않아 '노다지의 꿈'을 포기하고 현장을 조용히 떠났다. 군은 사업자가 갑자기 떠나버리자 현장을 복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또 올초 육상모래 채취허가를 받고 모래를 채취 중인 한 사업자는 사금존재 파악을 위해 모래의 성분을 분석해 봤으나 경제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판정나 모래 채취에만 전념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모래 매장양이 적어 손해를 메워보기 위해 혹시나 해서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성분을 분석해 봤는데 금은 나오지 않더라"고 말했다.
 
1990년 8월에는 전라북도의 광산업자가 허가를 받고 금정면 월정리 앞 논 3만여 평을 임대해 사금을 채취하다가 모래만 팔어먹고 도망가버려 지역의 큰 문제가 되기도 했다.
 
주민들도 금맥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금정면에서 한평생을 산 이근호(78) 어르신은 "옛날에 캤던 금이 지금 모조리 사라졌겠느냐"며 "수지가 많지 않아서 그렇지 세상이 변하면 금정은 다시 이름값을 하게 될 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정면에는 金자 이름이 들어간 마을이 유난히 많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안노리 일대다. 금대리에서 들어가면 금산이라 부르는 산이 있고 모정마을 못가서 김산이란 마을이 있다.
 
여기서 다시 좁은 길을 한참을 올라가면 산 중턱에 서너채의 집이 있는 월동마을이 있는데 이 주변에 금굴이 집중돼 있었고, 월동저수지 위쪽은 금장굴이라고해서 예전에 금을 캐던 광산이 있었다.
 
월동마을 박인순(여·73) 어르신은 "10여년전까지만 해도 금을 캤던 금굴이 있었고 그곳에 물 고이면 농업용수로도 사용했다"며 "감나무 밭이 들어선 후 금굴이 사라졌다"고 회고했다.
 
안노리 일대는 온통 감나무 밭이 들어섰다. 유명한 금정감이다. 이 곳은 가을이되면 노란색깔의 감이 주렁주렁 열려 장관을 이룬다. 주민들은 예전에는 산이나 들에서 금을 캤지만 이제는 나무에서 금을 따는 시대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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