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지방자치행정은 주민이 주인이 되는 행정을 의미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이 주인이며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역주민이 지방정치와 지방행정의 주인공이다.
 
그러나 과거 행정관료들은 행정이 자신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고 행정제도를 자신들의 권익을 향상시키거나 보존하는데 유리한 방향으로만 끌고 가려고 했다.

주민들도 행정의 주체임을 잊고 객체의 존재를 벗어나지 못하여 지역사회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지 못했다.
 
주민이 주인이 되는 행정이란 주민의 권리를 인정하고, 재산권을 보호하며, 주민의 의견이 수렴된 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인 주민 중심의 행정이 되는 것을 의미하며, 생산자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최근 영암군의 행정을 지켜보면, 아직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 달 17일 군청 낭산실에서 서영암 신발전종합계획수립 학술용역 착수보고회가 열렸지만 군수를 포함한 20여명의 실과장과 용역업체 관계자만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보고회는 지역의 시민단체나 사회단체의 대표는 없었고 취재를 위해 찾아간 기자들의 출입도 막은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한다.
 
또한 최근 지역의 최대 관심사인 산수뮤지컬과 관련한 마스터플랜 중간보고회도 군청 실과소장 등 극히 제한적인 인원만이 참석한 채 언론에도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중간보고회는 앞으로 산수뮤지컬의 공연방향과 사업성 등을 토의하는 중요한 자리였지만 철저한 비공개 회의로 진행돼 불신만 키우고 말았다.
 
특히 산수뮤지컬의 경우 주민감사 청구로 특별감사까지 받은 상황인데다 아직도 일부 단체 및 주민들의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지역주민들의 뜨거운 관심도에 반해 언론까지 통제한 철저한 비공개 회의는 아무래도 온당치 않다. 
 
지방자치행정은 주민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해야 한다. 주민 우위, 민의 수용, 선택의 유연성에 대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며, 주민 만족, 고객 만족 행정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이 공개되고 투명성을 확보해야 함은 물론이다.
 
지방자치행정이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지난날의 일방통행적 행정의 향수를 과감히 떨쳐 버리고 진정한 지방자치의 정착을 위한 마음가짐이 절실히 요구된다.
 
왜냐하면 행정이 친절한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주민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고객인 주민으로부터 선택받지 못하고 외면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행정을 받아들이는 주민의 뜻에 맞게, 즉 고객의 마음에 드는 선택을 고객 스스로 할 수 있게 끔 하는 것이 21세기 지방자치행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 성공열쇠는 주민의 자발적인 애정과 지역에 대한 애향심을 이끌어내서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최근 의전절차 간소화로 호평받고 있는 점을 볼때 영암군의 보다 전향적이고 변화된 행정이 기대된다.

저작권자 © 영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