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참전유공자회 영암지회

지역사회 봉사에도 앞장서며 노병의 권익 세우기에 혼신

한국전쟁이 일어난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6.25 남북전쟁은 한 민족의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준 큰 사건이었다.

그날이 다가오면 노병들의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진다.

아직도 밤잠을 설치게 하는 악몽의 6.25 전쟁이 60여년이 지나고 80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참전용사들의 복지와 권리를 위해 힘쓰고 있는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영암지회 회원들의 한은 계속되고 있다.
 
전쟁의 비극에 참여했던 그 순간보다 반세기가 더 지난 현재 6.25전쟁에 대한 국민 관심이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6.25참전유공자회가 태동된 것은 2001년 11개 읍·면으로 나뉘어 있던 약 400여명의 참전용사들이 한데 모여 6.25참전유공자회를 만들었다. 초대회장으로는 박영옥씨가 선출됐다.

창립 당시 참전용사들의 삶은 말 그대로 열외였다. 60여년 전 젊은 나이에 국가를 위해 전쟁터로 끌려나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전투를 벌였고 끝내 나라를 지켜냈지만 그들을 위한 복지나 권리는 그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었다.
 
지난해 회원들과 재향군인회 회원들이 상가를 돌며 거리정화활동과 함께 가두캠페인을 펼쳤다.
이에 유공자회에서는 중앙회와 함께 참전용사들이 국가유공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았다.

또 세월의 흐름 속에 고인이 된 동료 참전용사들의 넋을 달래고 가족들을 챙기는 일에도 앞장섰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400여명을 넘던 참전용사들의 수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어버렸다.

지난 2008년 김동욱 2대회장이 취임할 무렵 최종 회원들의 수는 340명으로 창립 이후 약 20%가 줄어들어버렸다.
 
회원들이 줄어들면서 6.25전쟁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점차 줄어들고 젊은 층은 아픈 역사흔적을 점차 잊어버리고 있었다.

이에 회원들은 후손들에게 6. 25전쟁 역사적 의미를 가르치기 위해 직접 지역 초·중·고등학교를 순회하며 역사교육을 펼치고 있다.

6.25를 겪은 세대보다 겪지 않은 세대가 많아진 요즘, 후손들이 전쟁의 아픈 교훈을 마음 속 깊이 되새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열린 제4차 정지총회를 마치고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또 2006년에는 영암군 6.25참전유공자들과 유족들의 오랜 숙원인 6.25참전 기념비가 마침내 준공돼 신북면 도로공원에서 제막식을 가졌다.

군의 지원을 받아 기념비를 세움으로서 참전용사들의 명예선양과 유족들의 자긍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이에 회원들이 매월 1차례씩 이곳을 찾아 참배를 하고 잡풀을 제거하면서 가꿔 나가고 있다. 
 
이어 회원들이 계속 줄어들면서 유공자에 대한 열망은 더욱 높아졌다. 이같은 열망은 지난 2008년 6.25참전용사들이 국가 유공자대우를 받게 됐다. 지역에선 총 496명이 국가유공자 예우를 받게 되는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이로써 참전용사들은 2010년부터 전국 200개 위탁병원에서 진료비를 감면 받고 있고 부양의무자가 없는 65세 이상 무주택자는 보훈 도우미를 파견하여 가사간병 서비스를 받으면서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다.

물론 영암지회의 단독적인 혜택은 아니지만 영암지회를 비롯한 전국의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힘을 모은 성과였다.
 
신북면 도로공원에 세워진 6.25참전기념비에서 회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참전용사들의 지역에 대한 봉사활동도 다양하다. 매년 6.25참전유공자회에서는 매년 재향군인회와 함께 거리정화활동을 펼치면서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일에도 앞장서오고 있다.

이어 지난달에는 협회 회원들의 친목을 돕고 호국정신을 다시 한번 기리기 위해 전북 임실에 위치한 국립 호국원을 방문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신명을 다한 호국영령의 충의와 위훈을 기리며 호국의 정신을 다시 한번 가슴에 되새기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6.25참전유공자회 관계자는 "6.25참전유공자회는 단순히 참전용사들의 모임이 아닌 참전용사들이 힘을 합해 지역사회에 봉사를 하고 6.25전쟁의 정신을 알리는 단체이다"며 "앞으로도 6.25전쟁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지역사회에서 영암지회가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6.25참전유공자회 강준호 회장 - "한국전쟁의 교훈 살신성인의 정신 되새기자"

6.25전쟁 참전유공자회 영암지회 3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의 참전용사들의 권리보호에 힘쓰고 있는 강준호(82)회장은 "나라를 지키는데 헌신했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어느 군인이 앞으로 나라에 목숨을 바쳐 충성하겠는가"라며 "우리나라의 눈부신 발전 아래는 자기 몸 아낄 줄 모르고 전장에 뛰어든 젊은이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 회장은 "옛 말에 '노병은 죽지않는다. 다만 사라진다'는 말이 있지만 60여년의 세월속에 수많은 참전용사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며 "얼마 남지 않은 회원들의 위해서라도 참전용사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든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 최근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은 젊은 세대들의 안보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며 "직접 6.25를 겪었던 세대로서 올바른 안보가치관과 6.25전쟁의 올바른 교육은 우리들이 죽을 때까지 해 나가야할 과제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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