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조상숭배 사상은 바로 효(孝) 사상이다. 그러므로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무리를 해서라도 장지를 확보하여 남부럽지 않은 묘소로 모시려는 것이 아직도 일반화된 우리의 효 개념이다. 그 이면에는 자신들의 축복과 연계하여 이른바 조상 덕을 기대하는 심리도 많이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대적 요청에도 불구하고 장례문화만은 좀체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현실이다.

우리 영암지역만 보더라도 최근 한식 등을 맞아 묘를 이장하거나 손질하는 주민들이 많은데, 묘지법을 무시하고 불법으로 묘지를 조성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현재 묘지법에는 도로와 300m이상, 인구 밀집지역은 500m 이상 떨어진 곳에 묘지를 조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묘지를 조성하고 있어 문제다. 마을입구나 도로변에 조성된 묘지를 흔히 볼수 있는데, 이는 대부분 불법으로 조성된 경우이며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혐오시설로 간주하면서도 내가 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불법이라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좋은 자리만을 골라하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일일이 행정당국이 나서 단속하는 경우도 없어 보인다. 이러한 당국의 무관심과 주민들의 도덕 불감증은 머지않아 온 산하를 묘지천국으로 만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시책에 맞추어 매장문화도 많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조상 덕 을 바라는 많은 사람들은 명당자리를 찾아 법을 어겨가며 정자까지 지어놓고 호화묘지 조성에 앞장서고 있음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평소 묘지관리도 힘든 마당에 장묘문화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인식전환이 절실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