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성 일 ·재경 낭주중·고등학교 동창회장
그 찬란하던 단풍들도 차츰 자취를 감추고 초겨울의 찬바람이 그리 싫지않던 새벽, 일상의 틀 속에서 머뭇거리며 미루고만 있던 고향방문을 위해 자동차 시동을 걸었다. 11월의 차가운 새벽바람의 냉랭함도 잊고 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달려온 몇 시간 후 나는 그토록 그립던 고향의 흙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나 어릴 적 모습 그대로의 월출산의 웅장함, 그 밑에 다소곳이 자리한 은적산의 포근함….

그 옛날 함께 뛰놀던 내 친구들은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가슴 뭉클해지는 지난날의 추억을 생각하며, 내가 다녔던 영암낭주고등학교의 교정을 찾고 싶어졌다. 그동안 고향을 방문할 때마다 고향소식을 전해 주었던 전성원(현 낭주고 자모회장)선배를 만나 모교방문 의사를 밝혔다.

마침 학교에서는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여러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계셨다. 그런데 학교는 30여 년 전 내가 다니던 학교 분위기가 아니었다. 우선 후배들과 선생님들의 모습이 생기가 넘쳤으며 뭐라 표현하기 힘든 저력이 풍겨났다. 문득 3학년 때 우리 교실, 내 책상을 둘러보고 싶었다. 책상은 바뀌어져 있어도 교실은 그대로였다. 가슴이 뭉클해 왔다.

교장 선생님의 안내로 학교시설을 둘러보았다. 모든 학교시설(체육관,기숙사, 급식소)이 최신식으로 바뀌어져 있었고, 2011년도에는 기숙사가 또 1동이 증축된다고 하였으며, 여기에는 군수님께서도 대응투자를 해주겠다고 약속을 했다는 말을 듣고, 동문의 한 사람으로써 모든 분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또한 후배들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아침 0교시부터 밤 열두시까지 면학에 힘쓴 결과 2011학년도 대입고사에서는 내가 지금까지 없었던 대입성과를 거둘것이 확실하다고 하니 참으로 자랑스러웠다.

좀더 빨리, 내 모교를 찾아보지 못한 것이 조금은 후회됐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많은 동문들이 우리 모교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장 선생님 수고 많이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발전된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깊이 고개숙여 인사드리고, 후배들 장학금으로 써 달라고 적은 성의지만 봉투를 내밀고, 내년을 약속하면서 옛 추억의 교정을 뒤로했다. 현관까지 나와서 손 흔들던 교장선생님의 모습이 저녁노을과 함께 멀어져갔다. 구정봉의 큰바위 얼굴처럼 우리 모교에서 영암과 이 나라의 큰 인물들이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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