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중길 ·시종면 출생(69) ·광주서중·일고 졸업 ·고려대 법대 졸업 ·한국삼공(주) 상무이사 ·제일농산(주) 전무이사 ·한미제과(주) 대표이사 ·한미실업 대표(현) ·광주서중일고 재경총동창회장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최고위과정(36기) 회장 ·17대 대통령 취임준비위 자문위원
연전에 KBS의 『아침 마당』에 출연한 독일 출신의 베르너 사세 (Werner Sasse)의 모습을 본 일이 있다. 나이를 잊은 듯 한 홍안의 덥수룩한 수염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독일의 보쿰대학에서 『계림유사에 나타난 고려방언』이란 논문으로 한국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 대학의 교수가 된 후에 한국학과를 개설했고 2002년에 『월인천강지곡 (月印千江之曲)』을 독일어로 처음 번역해 주목 받았다.

정년퇴임 후 2006년에 한국에 온 그는 담양에 있는 전통적 기와 한옥에서 한복 차림으로 한지에 수묵화를 그리고 아궁이에 불을 때며 소박한 한국 촌 노인처럼 살고 있으면서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의 석좌교수이기도 하다. 바로 그 Sasse 영감님(69세)이 세계적 전위 무용가인 홍신자(70세) 여사와의 약혼식을 담양에서 가졌고, 결혼식은 올 여름 독일에서 올린다고 한다.

칠순에 들어선 홍 여사가 약혼식상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단다. “늙는다는 건 낡아 빠지는 게 아니라 정화(淨化)되는 것”이라고. 그렇다.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것이 보이고 젊음의 싱싱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연륜의 무게와 아름다움이 풍겨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기사(조선일보 4월 23일자 A29면)를 읽고 문득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인천 상륙작전을 지휘한 미국 육군 원수: 1880-1964)의 다음 좌우명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젊음이란 인생의 어느 한 시기가 아니라,
인생의 어떤 마음가짐을 말한다.
젊음이란 장미 빛의 용모, 붉은 입술, 유연한 무릎이 아니라,
의지의 본질이요, 특성 있는 상상력이요, 활기찬 감동이며,
인생의 깊은 샘물의 청신함을 말한다.
젊음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택하려는 마음을 뿌리쳐 버리는 모험심을 말한다.
젊음은 스무 살 청년에서보다, 때로는 예순 살 노인에서 찾아보게 된다.
사람은 나이 먹는 것만으로 늙는 것이 아니라, 꿈을 상실할 때 비로소 늙어빠지게 된다.
나이는 이마에 주름살을 짓게 하지만, 의욕 상실은 정신에 주름 짓게 한다.
근심, 의심, 자기 불신, 두려움, 절망… 이 모든 것들은 열의를 시들게 하고 정신을 흐리게 한다.
여러분은 신념만큼 젊어지며 불신만큼 늙어지고,
여러분은 자기 신뢰만큼 젊어지며 불안함만큼 늙어지고,
여러분은 희망만큼 젊어지며 절망만큼 늙어진다.』

맥아더 장군은 그의 좌우명을 미국의 시인 사무엘 울만 (Samuel Ullman:1840-1924)의 『청춘 예찬』에서 인용했으며, 그 메시지를 액자에 넣어 자신의 집무실 벽에 걸어두고 출입할 때마다 읽곤 했었다. 원문이 매우 박진감을 주는 명문장이므로 첫 구절과 끝 구절만은 암송하면서 젊음을 유지할 수 있지 않겠는가.

“Youth is not a time of life, it is a state of mind.
You are as young as your faith, as old as your doubt;
as young as your self-confidence, as old as your fear;
as young as your hope, as old as your desp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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