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장식·시종면 출생(65)·한양대학교 법정대 졸업 ·국가공무원 퇴직·재부산 호남향우회 사무총장·재부산 호남향우회 상임의장·태구종합건설(주) 대표회장(현)·15대 김대중 대통령후보 부산선거대책특보·아태평화재단 부산경남지부장

부족함과 여유라는 말은 서로 정반대의 뜻을 가지고 있다. 부족함이란 “넉넉하지 못하다”는 뜻이며 여유라는 말은 “넉넉하고 남음이 있다“라는 뜻이다. 세상 사람들은 항상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끼기에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한없이 노력하며 살아간다고 해야 할 것이다. 즉 집도 없이 가난한 자는 집만 한 채 마련하면 그 부족함이 모두 채워질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막상 집을 마련하고 나면 또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이 인간의 욕심일 것이다. 그리고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 무리하게 행동하다 보면, 마음의 상처도 입고 몸이 망가져서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의 길로 접어든 사람을 우리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인생의 삶은 그 부족함의 빈자리가 있기에 여유 있게 살아간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삶의 철학으로 삼으며 몸소 실천하는 분이 있으시다. 그 분의 철학을 우리 함께 닮아 보며 행복을 누리고 살아가자는 뜻에서 이 지면을 빌어 소개할까 한다.

그 분은 인도의 정치가로서 하원에 아홉 번이나 당선되었고 상원을 재선하였으며 총리를 세 번이나 역임한 ‘아탈비하리바지파이’라는 세계적인 정치가이시다. 그 분은 고대 인도의 전설을 선거 유세장마다 들려주면서 스스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80세에 정치생활을 접을 때까지 24개의 정당과 연정을 하면서도 정치 싸움판은 아예 한 번도 생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분의 생활철학으로 간직한 고대 인도의 전설은 이렇다. 고대 인도의 왕이 실수로 자신의 손가락이 잘렸다. 그때 당시 왕의 가장 가까이서 모시며 현인으로 소문난 재상이 “무슨 일이든 모두 좋은 결과를 위해 일어나는 것입니다”라고 위로를 했다.

재상의 부족함의 여유인 지나친 낙관론은 엉뚱한 비아냥으로 비쳐져서 화가 난 왕은 곧바로 그를 해임했다. 얼마 뒤 사냥을 나갔던 왕은 길을 잃고 야만족에게 사로잡혔다. 그 야만족들은 행색이 수려하고 하여 왕을 신에게 재물로 바치기 위해 단장을 하다가 손가락이 하나 없음을 발견했다. 神에게 바치는 재물이 흠결이 있어서는 안된다하여 놓아줌으로써 왕은 목숨을 건지고 탈출에 성공했다. 하여 해임시켰던 재상을 다시 중용시켰더니 그가 말하기를 “왕은 손가락이 잘려 흠결이 있었기에 희생을 면했고 저는 재상에서 잘려 사냥에 동행하지 않는 바람에 목숨을 보전했습니다”라고 왕에게 부족함의 여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인도의 ‘바지파이’ 총리는 대중연설을 할 때마다 이 전설을 이야기했으며 그는 늘 부족함의 여유란 철학을 알며 낙관주의자 였기에 적대국인 파키스탄이 핵탄두를 실어 나르는 미사일 발사실험에 성공(2002.5.28)했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느긋하게 인도양 바닷가에서 휴가를 즐겼다고 한다.

살피건데, 우리 생활 속의 회식문화를 보면 서로 술을 따라주고 건배를 한다. 상대에게 술을 따라 줄때 술잔의 8부정도 술을 채우고 남는 부분은 자기의 마음을 담아 건배를 하는 것이 통상 알고 있는 정의 문화이다. 만약 술잔에 술을 가득 채웠다고 하면 서로 잔을 부딪치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마음을 담을 여유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술병을 비롯한 모든 식음료를 담는 용기는 항상 여유의 공간을 둔다. 그래야만 온도의 변화나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여 안전하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부족함의 여유이며 서로를 받아드리고 이해할 수 있는 배려의 빈터라고 생각한다.

요즘 정치판을 보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초심은 어디에 팔아먹었는지 서로를 헐뜯고 이전투구만 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배려의 공간이 없고 부족함의 여유를 갖지 않았기에 너무나 자기 완벽만을 주장하고 조금의 틈도 없이 각자의 욕심만으로 가득 채워졌기에 이런 현상이 발생되어진다고 본다.

제발 경인년 새해부터는 TV뉴스에 정치판이 정말 성숙하게 발전해 간다는 빅뉴스를 접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도 빈틈없이 완벽하다면 그 주위엔 정작 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도 없고 한없이 외롭다고 한다. 아무튼 정치판이든 그 무엇이든 우리들의 삶속에 ‘바지파이’ 총리처럼 배려의 빈터, 솔직한 낙관주의, 부족함의 여유를 갖는다면 아무리 세상 인심이 각박해진다 해도 늘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영위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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