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三世)에 걸쳐 효자가 나온 효(孝)의 마을


▲ 모정마을 삼효자문인 '세현문' 전경.
1608년 좌의정 김국광의 후손인 송죽(松竹) 김익충이 모정마을에 정착한 지 4대째에 이르러 효자가 배출되기 시작했다. 그의 4대손인 예성과 6대손인 기양, 그리고 7대손인 재민이 지극정성으로 부모에게 효를 행하니 그 아름다운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켜 인구에 회자되었고, 호남 각지의 유림(儒林)들이 임금께 상소를 올려 효자문을 내려주기를 주청했다. 이에 순종 임금은 교지(敎旨)를 내려 세 효자들에게 벼슬을 추증하고 또한 효자문을 세워 그 효행을 길이 빛내도록 했다.<교지와 상소문 사진 참조>

효자(孝子)
▲ 김예성을 효자로 봉하는 임금의 교지. 예성은 익성으로 불리기도 했다.
가선대부(嘉善大夫)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
김공휘 예성(金公諱 禮成)

효자(孝子)
贈 통정대부(通政大夫) 兼 경연 참찬관(經筵 參贊官))
김공휘 기양(金公諱 箕陽)

효자(孝子)
贈 조봉대부(朝奉大夫) 동몽교관(童蒙敎官)
김공휘 재민(金公諱 在敏)


그가 살아왔던 곳에 붉은 정문(正門)을 받들어 세우나니

다음은 임금이 내린 교지 전문이다. ‘효자정백’이라는 제목이 붙은 교지 전문은 서각되어 효자문 내부 상단에 걸려있다.<사진 참조>

효자정백(孝子旌帛)

▲ 효자문을 세우라는 임금의 교지, 효자정백 전문.
用天之道(용천지도) 因地之利(인지지리)
制節謹度(제절근도) 生死以禮(생사이례)
葬貴以禮(장귀이래) 純一其孝矣(순일기효의)
天姿仁善(천자인선)克諧以孝(극해이효)
親濟盡誠(친제진성) 居喪致哀(거상치애)
播譽公黨(파예공당) 騰頌士林(등송사림)
讀此來章(독차래장) 深庸欽歎(심용흠탄)
一尺澹帛(일척담백) 彫官龍香(조관용향)
奉旌其門(봉정기문) 壽名萬年(수명만년)

聖上(성상) 五百三十三年, 甲子(갑자), 二月 日, 朝鮮(조선) 昌德宮(창덕궁)
李王展下(이왕전하) 卽(즉) 正軒(정헌) 特書(특서) 旌(정)
奏臣(주신) 閔泳琦(민영기) 奉臣(봉신)


교지해석(敎旨解釋)

▲ 효자문 상단에 서각되어 걸려있는 교지, 효자정백 전문.
“천지(天地) 자연(自然)의 도리(道理)를 적용하고, 토지(土地)로부터 생기는 이익(利益)으로 인(因)하여 잘 맡아서 쓰기에 알맞게 하되 법도(法度)를 삼가고, 어버이 살아 계실 때는 섬기기를 다하고, 장사(葬事)지내어 보낼 때는 어버이를 떠나보내는 예의(禮儀)를 다 하였다면, 거짓이나 꾸밈없이 한 마음으로 순수(純粹)한 효도(孝道)라 할 수 있다.

타고난 용모(容貌)가 어질고 착한데다가, 효도(孝道)로 잘 섬겨서, 어버이의 마음을 즐겁게 해드리고, 어버이의 병환(病患)에는 정성(精誠)을 다 하였으며, 산중(山中)에 있을 때에는 어버이를 여윈 슬픔을 다하고, 공공연하게 자기(自己) 이름을 빛내는 것을 마다하니, 유림(儒林)들이 그 공덕(功德)을 일컬어 기리고 있다.

▲ 효자문 하사를 주청하는 각지 유림들의 상소문. 총 4장으로 되어 있다.

효행(孝行)에 관(關)한 내용(內容)을 읽어보니 깊고 아름다운 내용(內容)에 탄성하며, 한 점의 욕심(慾心)이 없고 깨끗한 마음에 더욱 정(情)이 간다. 조각(彫刻)하여 장식(裝飾)한 뒤 향(香)을 불에 피우면서, 그가 살아왔던 곳에 붉은 정문(正門)을 받들어 세우나니, 오래오래 그 이름이 빛나리라.

성상(聖上) 533年 갑자(甲子) 2月 조선(朝鮮) 창덕궁(昌德宮)에서 사는 이왕전하(李王展下)인 정헌(正軒) 두드러진 일을 특별(特別)히 쓰다.

임금께 신하(臣下) 민영기(閔泳琦)가 아뢰어 칙명(勅命)을 받들어 시행하다.
<원문번역: 청광 양광식 - 강진 문헌연구회 회장/문화재연구소 소장>“

이 효자문의 명칭은 세현문(世顯門)이며 3칸으로 이루어져 있다. 교지 내용대로 붉은 정문이며 홍살문 전체가 단청되어 있다. 조각이 정교하고 전체적으로 단아하고 정숙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내부에는 <효자정백> 교지와 규장각 학사 민경호가 쓴 <광산김씨삼효자유적후>, 그리고 이승욱이 쓴 <세현문기>가 편액으로 걸려있다. 세현문기에는 당시 세 분의 효자가 행한 효의 행적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계속>
글 / 사진 김창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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