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때, 큰삼촌이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해 활동했다고 스물두 살, 꽃다운 나이에 총살당하고, 필자의 아버지도 스물여섯 살 때, 경찰에게 연행되어 억울한 죽임을 당해 집안은 풍비박산이 되었다. 정지아의 ‘아버지의 행방일지’소설을 택해 읽게 된 것은 화자도 나와 같은 처지가 아니겠는가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서였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내내 화자의 아버지처럼 ‘빨치산’ 활동이라도 하여 ‘빨갱이’라는 오명이라도 듣게 되었으면 필자는 덜 서러울 터인데 내 아버지는 너무 터무니없이 무고하게 생을 마감했기에 가슴에 응어리는 더 깊게 박혔다
인간은 누구나 노년이 되면 사회와 주변으로부터 소외받기 쉬운 것이 현실이어서 노후를 어떻게 하면 아름답고 보람있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고 보람있게 이루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고령화 사회에 들어서면서 앞으로 노인 문제가 중요한 사회문제가 되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대접받는 어르신, 효도받는 어르신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는 노인들에게 있어서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그런데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금정초등학교가 내년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폐교 위기에 놓인 ‘학교 살리기’ 운동을 지역주민과 졸업생, 출향인이 하나되어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1924년 개교한 금정초등학교는 한때 전교생 숫자가 1천200명을 넘기도 했지만 농촌의 인구감소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인근의 금정북초, 금정동초, 영암남초 등 3개 초등학교가 폐교와 함께 금정초로 통폐합됐다. 그러나 올해 전교생은 20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1학년과 2학년이 각각 1명씩이고, 내년 예비 신입생인 병설유치원의 원생도 3명에 그치고 있다. 유치원
지난 7월 3일, 특허청에 등록하여 소유하고 있던 큰바위얼굴 상표권을 영암군에 무상 양도한 이후 군민과 향우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 사실, 2012년 큰바위얼굴 상표권을 특허청에 등록하게 된 계기는 그동안 나의 활동을 지켜본 지인들의 권고 때문이었다. 아무리 좋은 뜻을 펼친다고 해도 누군가 큰바위얼굴에 대한 특허권을 먼저 취득하고 제재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상표등록을 했다.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카메라를 들고 친구들과 처음 월출산을 오르면서부터 월출산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월출산을 알
웬일인지 최근으로 들어오면서부터 우리나라에도 소름이 끼치는 사건·사고들의 소식과 자주 접하게 된다. 그냥 해보고 싶어서 저질렀다는 상상할 수도 없는 강력 범죄들이, 우리의 주위에서 전혀 모르는 남이 언제든지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나는 매일 아침 6시와 저녁 8시면 아파트 근방의 산책길을 걷는다. 내 나이에 건강을 지키는 딱히 할 수 있는 운동이 보폭을 좀 넓히고 양팔을 반쯤 오므려 힘있게 전후로 저으면서 고개를 바짝 치켜들고 걷는 것밖에는 없다는 나름의 판단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제법 다리에 힘도 붙고 한결
영암군이 내년부터 ‘농산물 가격안정제도’를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해 주목받고 있다. ‘농산물 가격안정제도’는 농산물이 최저가격 이하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해 생산비를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영암군은 우선 내년부터 2~3개 품목을 대상으로 ‘영암형 가격안정제도’를 시범적으로 추진키로 하고 ‘농산물 가격안정기금 운용심의위원회’를 구성했다고 한다. 영암군·군의회·농민단체·지역농협 등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는 농산물 가격안정기금의 운용과 지원 사업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로, 내년 시범사업을 앞두고 사업의 범위·대상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영암읍 중·고 통합에 대한 찬반 의견과 공립고등학교로 통합안과 사립고등학교 통합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가 지난 10월 7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교육청, 군청, 학교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만들어 영암읍 중·고 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최종 논의될 것으로 보여 그동안 해묵은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영암읍 중·고 교육력강화분과위원회는 지난 9월 25일 오후 영암교육지원청 별관에서 학부모, 학생, 교직원, 지역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조귀순 여사는 아시내에서 불쌍하게 살다간 여인이다. 청상과부가 되어 아무것도 없는 살림살이에서도 삼 형제를 잘 길러낸 전설 같은 얘기의 주인공이다. 나로서는 집안의 형수뻘이라 그런지 조 여사의 귀천이 가슴 아팠다. 이대로 보낼 수만은 없어 인터넷 비(碑)라도 세워주자는 심정으로 조 여사에 관한 글을 썼다. 블로그에 올리고 신문에 내려고 썼는데, 한 인생에 관한 글이다 보니 아들들의 동의가 필요할 것 같아 막내아들에게 연락하여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 초안을 보냈다. 며칠이 지나자 응답이 왔는데 조 여사가 장한 어버이상도 탄 적이 있다며
학교통합 필요성에 모두 찬성영암읍 중·고 교육력 강화를 위한 2차 공개토론회가 지난 9월 25일 영암교육지원청에서 학부모 학생 교직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토론회 패널 대표들은 개인 의견이 아닌 교육관계자들의 사전협의와 미니 토론회를 거쳐 발표해 줄 것을 사전에 요청하였다. 토론회의 좌장은 필자가 맡고 패널로 영암여고 홍갑선 교감, 영암고는 전승윤 교감이 학교 측 대표로 참석하였다. 월출학부모연합회 김효진 회장, 영암고 양석훈, 영암여고 전유나, 영암여중 한보경, 영암중 김민준 학생들이 토론자로 참여하였다. 이번 토
우승희 군수가 취임 이후 ‘소통행정’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지난 8~13일 11개 읍·면을 순회하며 진행한 ‘2023년 하반기 군민과의 대화’도 ‘영암 혁신’이라는 큰 담론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책과 생각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무사히 마무리 됐다. 마을안길·농로 포장, 배수로 정비 등 개인과 마을 숙원을 건의하면 단체장이 선심성으로 해결해주던 지난 선례를 지양하고 혁신과 미래에 초점을 맞춘 제안으로 영암을 설계하는 토론의 장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게 된다.올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군민과의 대화에는 지역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법인세 인하와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정부의 재정여건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여건도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에 따라 민간보조금을 감축하는 등 세출예산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암울한 소식이 오랫동안 귓전을 때린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세상사를 지켜보면서 한 표의 소중함을 또다시 새삼 느끼게 된다. 영암군에 따르면 정부의 국세 및 지방세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지방재정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내년 세출예산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것. 군은 이에 따라 내년 예산안을 역대급으로
어려서는 산골정 한가운데 있는 공동 우물을 이용했다. 문산양반은 물을 깃는 것이 일과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 되었다. 문산댁은 빨래는 빨래터에서 하였지만 길어온 물로 밥을 짓고 설거지를 하였다. 초가집에 전기가 들어오자 문산양반은 동네 사람들과 함께 우리 집 마당 가장자리에 우물을 팠다. 커다란 바위가 보이고 물이 나올 때까지 아주 깊게 팠다. 밑부분은 돌로 석축을 쌓고 윗부분은 시멘트 노깡을 올렸다. 우리 집 우물은 가뭄에는 우물이 말랐고, 비가 오면 함께 우물이 넘쳤다. 세숫비누로 머리를 감아도 거품이 나지 않았고 빨랫비누로 빨래
백수가 과로사(過勞死)한다고 잡다한 일들로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고, 막걸리를 즐겨 먹다 보니 몸무게가 늘고 행동이 둔해진다. 고희가 되니 암으로 고생하다 죽은 친구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지인들을 보면서 건강한 삶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일을 자주 생각하게 된다. 건강히 오래 살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일까? 그래서 찾은 것이 요즈음 한창 유행하는 파크 골프이다. 시작한 지 벌써 4개월이 된다. 정말 재미있고 건강에 유익한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서 동호인들끼리 나누는 대화 주제는 ‘건강한 삶’이다.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지난 4월 문화재청의 공모를 통해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건립 후보지로 영암군이 선정된 데 이어 센터 건립을 위한 기본설계비 4억5천만 원이 내년도 예산으로 확보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주지하다시피,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는 삼호읍 나불리에 총사업비 400억 원을 들여 아카이브와 교육·전시시설 등을 갖추고 마한 복원과 정비사업을 추진할 핵심 지휘부 역할을 하게 된다. 2027년 완공 목표로 추진되는 센터는 전남을 비롯한 충청, 광주, 전북 여러 지역에 분포한 마한문화권 유적·유물도 센터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정비된다.영암군은 2004년 국내
군청 소재지 영암읍이 부활의 날개를 달기 위해 변신을 연신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동지구 도시개발’과 ‘영암 달맞이공원 조성’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는 435억 원과 63억 원이 각각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까지 마무리된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은 80억 원이 예산이 투입됐다. 또 현재 한창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국비 76억 원을 포함 168억여 원이 내년까지 투자될 예정이다.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355억 원을 투입해 추진되고 있는 ‘군청 앞 광장 및 군민의 강 조성사업’까지 감안하면 최근 수년 사이 무
세한도는 추사가 제주도 유배시절 제자 이상적에게 고마움의 정표로 그려준 조선후기 문인화의 대표작으로 국보 제180호이다. 지우들은 역적으로 몰린 추사와 멀리했고, 사랑하는 부인도 세상을 떠났다. 위리안치 추사에게 청나라 귀한 서적을 구해다 주고 추사의 소식을 한양과 청나라 지인들에게 전해주는 제자 이상적은 추사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그 고마움을 추사는 세한도를 그려 우선시상이라 쓰고서 주었다. 세한도를 받은 이상적은 청나라에 가서 청나라문인 16명, 조선문인 3명에게서 제찬을 받았다. 청나라 학자 조무견의 제찬을 소개한다.세한도는
부천에서 교감 첫해 여름방학 때의 일이다. 방학 때의 관리자는 별도로 근무를 교대해서 하던 때라 나는 광주 집으로 내려와 쉬었다가 일요일 저녁이면 올라가곤 했다.그런데 그날은 모처럼 지난날 나주에서 함께 근무했던 몇몇 동료들과 오랜만에 만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내다 보니 할 수 없이 다음 날 새벽 4시에 집을 나서게 되었다. 월요일 아침 8시 반까지는 학교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이다. 호남선과 경부선이 만나기 미쳐 못 가서 있는 계룡휴게소를 지나면 큰 강줄기 위로 기다란 다리가 있다.강 주변이라 짙은 안개는 시야를 좁혔고 게다가
삼호 대불국가산단에서 올해 7~8월, 두 달 동안 노동자 세 명이 잇따라 목숨을 잃어 노동계가 중대 재해예방 특별감독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선업이 호황기에 접어들어 생산물량은 대폭 늘어났지만, 안전은 방치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민주노총 영암군지부 등 노동계는 지난 8월 30일 한 물류회사의 컨테이너 하차장에서 숨진 20대 노동자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지게차 작업 공간에 노동자의 출입을 금지했거나 신호 유도자를 배치하여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했다면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다는 것이다. 지난 8월 15일
조선 최초의 의병장으로 알려진 양방매(1890~1986) 할머니의 동상 건립이 무주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무주지역에서 영암 금정출신 의병장 양방매의 동상 건립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무주 출신 의병장 강무경(1878~1909)의 부인으로, 남편의 동상만 나제통문 인근에 홀로 서 있는 사실을 안타깝게 여긴 지역민들이 뜻을 모아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무주군민들로 구성된 동상건립위원회는 이번 양방매·강무경 부부의병 동상 건립을 기점으로 나제통문 일대를 ‘의병 성지’로 조성하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주지하다
햇볕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젖으면 신화가 된다고 하는데 내가 사는 아시내에는 역사와 신화의 경계에 있는 한석봉 어머니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성난 사자가 돌을 깨뜨리는 것 같고 목마른 천리마가 내달리는 것 같다’는 붓글씨를 쓴 명필 한석봉의 어머니가 아천 포구가 있는 아시내에서 떡장사를 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간척사업으로 흔적조차 찾기 어렵지만 사실 내 유년 시절만 하더라도 아천 포구는 실체가 있었다. 집도 몇 가호 정도 있었고 여름이면 거의 매일 미역을 감던 아천포에는 배를 묶어두었다는 나무 말뚝이 물속에 많이 박혀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