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칼날 뾰족한 창끝도 없는 괭이두툼 납작한 기역자 메부리가땅속 어둠을 찍어 끄집어 올린다긴 나무자루 꽉 잡고 땅덩이 우주 정수리를 내리치면흙살 놀라 솟구쳐 일어서고 자갈돌이 파내려가는 길 비켜준다비렁밭 골을 내어 밥사발 차리고 산자락 캐낸 칡뿌리 빈속 추겨 주면서 윗동 잘린 나무 끝텅 찍어내한겨울밤을 녹여 주더니지금은 손길 없이 헛간에 나뒹굴고 있는가내 마음 비워야 할 무게 부릴생의 김칫독만한 구덩이 하나 파 주렴
1.말갛게 씻은 얼굴 비스듬히 쉬고 있네사랑채 디딜방앗간 해삭은 흙벽에 기대어아버지 어깨마루 타고 한평생 들판을 오가던 삽 한 자루균형 잡힌 양 어깻죽지 든든하구나얄팍하면서 넉넉한 몸매에 날렵하게 굽이쳐 빛나는 삽날이금방 땅심을 찢어 파고들 기세인데한쪽 죽지에 오른발 내딛고힘주어 눌러대면 잽싸게 흙가슴살 헤집으며흙찰밥 한 사발씩 퍼 올리느니그 자리에 우리 식구 밥상이 차려졌네2.눈코 뜰 새 없는 농사철이면목마른 물살 살랑살랑 드나드는 물꼬 삽땡가뭄 무논에 스며드는 물줄기 밤새 바라보며아버지,한데 수심처럼 쭈그려 앉아 있을 때논두렁에
남자들은 오랜 친구들과 술 한잔하게 되면 빠짐없이 군대 이야기를 한다. 군번을 대조해 가며 서로 선임이라고 우기는 일도 있고, 본인이 군 생활할 때 최고였다고 무용담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장군이 되면 달라지는 것이 100개 이상이라고 아는 척하기도 한다.군 생활을 통해서만 느끼는 달콤한 추억 속에 얽힌 특별한 숫자 이야기를 꺼내어 본다.대한민국 군인의 군번 1번은 누구일까? 창군 당시에는 장교들만 군번이 있었다. 장교 군번은 5자리로 1000*인데 과연 10001번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초대 육군참모총장의 사위인 이형근 대장이다. 본
영암군 고향사랑기금운용위원회가 최근 ‘보건기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신설 운영’을 새로운 고향사랑기금사업으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고향사랑기금으로 영암지역 소아청소년이 전문의의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2023년 12월 현재, 영암군 18세 이하 인구는 6천227명으로 전체 인구의 12%에 달한다. 영암군은 그동안 해당 분야 전문의가 없어 소아청소년이 정밀한 진료와 치료를 받으려면 광주나 목포로 나가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안타깝게도 이들 소아청소년들은 의료사각지대에서 살았던 것이다.그런데 오는 5월부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영암지역 농·축협이 농협중앙회 종합업적평가에서 해마다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지난 2023년도 종합업적평가에서도 영암지역 5개 농·축협이 그룹별 ‘최우수’ 농협에 선정됐다는 소식이다. 삼호농협(조합장 황성오)을 비롯 서영암농협(〃 김원식), 신북농협(〃 이기우), 월출산농협(〃 박성표), 영암축협(〃 이맹종)이 올해도 영예를 안았다. 전남에서 선정된 최우수농협 12곳 가운데 영암지역 농축협이 무려 5곳이나 차지한 것이다. 최우수 농축협에는 시상금(300만 원)을 비롯 차량 1대(2천만 원 상당), 직원 특별승진 등의 혜
국민학교에서 학년이 올라가면 환경조사를 하였고 가정방문을 하였다. 자택인지 전세인지 월세인지 파악하고 다시 자동차, 피아노, TV, 냉장고, 전화 등을 확인했다. 자동차와 피아노는 꿈속의 이야기였고 겨우 TV와 냉장고가 있었다. 전화는 동네마다 첫 집이나 이장집에 한 대씩 설치하여 서울에서 전화가 오면 동네방송을 하여 전화를 받게 하였다.우리 집은 모개잿등 아래 첫 집이라 공동 전화가 설치됐다. 그래서 전화를 받으라는 동네방송을 하곤 하였다. 국민학교 때는 담임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하면 오전 수업만 하고 귀가 한다. 학부모들은 계란
경칩이 지나면서 부쩍 날씨가 포근해졌다. 해도 성큼 길어져서 벌써 나른해진다. 춘곤증은 아니지만, 뱃속이 허전해진 건 사실이다. 자연 입맛이 떨어지고 권태롭기도 하다. 마트에 나가 채소와 나물 코너를 기웃거려 본다.봄철 미각을 자극하는 냉이, 달래, 씀바귀, 소루쟁이, 참나물, 미나리, 취나물, 유채 나물들이 먹음직스럽지만, 도대체 이 나물들이 산이나 들에서 나는 나물인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된 나물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 등장하는 나물들이 생각난다. ‘정월령(正月令)’에는 ‘엄파와 미나리를 두엄에 곁들이면
비수도권 대학의 위기가 단순히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의 탓으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설립자의 학교 사유화나 회계 부정, 부실한 학교 운영 등이 적발돼 대학이 문을 닫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비수도권 대학에 대한 신뢰감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부실대학'의 대명사로 불려온 전북 남원의 사립대 서남대는 이홍하 전 이사장이 2012년 교육부 특별감사에서 학교 교비 330억 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2018년 폐교했다. 이 전 이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광양보건대, 한려대, 신경대의 교비 567억 원도 횡령한 것으로 드
강진·해남·영암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이른바 ‘강해영 프로젝트’를 통해 인구 소멸 위기에 대응하며 관광객 유치를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강해영’은 3개 군 이름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것으로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우승희 영암군수, 강진원 강진군수, 명현관 해남군수가 참석해 이번 프로젝트 업무협약 및 동행 선포식을 가졌다. 앞으로 이들 3개 군은 소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지역 발전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주지하다시피, 영암군과 강진군, 해남군은 중
영암군이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혁신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고 한다. 이번 혁신평가는 국민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하도록 혁신평가단 등을 활용해 전국 243개 광역·기초지자체의 자율혁신 성과들을 매년 심사하는 평가라는 점에서 상당한 공신력을 얻고 있다. 즉 행안부는 혁신역량, 혁신 성과, 국민 체감도 등 10개 세부 평가지를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우수·보통·미흡 3단계 등급으로 나누고 우수기관에 표창과 포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영암군은 이번 평가에서 △단체장의 혁신 리더십 △주민 소통 △민관협력 활성화 △일하는 방
영암군이 지난달 28일 교육부의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에 지정됐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자체가 교육청, 대학 등과 협력해 지역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교육정책을 제안하면, 정부가 규제 완화나 예산 등을 지원해 사업 추진을 뒷받침하는 제도다. 과도한 사교육을 막고, 학교 때문에 타지로 옮겨가는 일이 없도록 지방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한다. 전남에서는 영암 외에 목포, 나주, 광양, 무안, 신안, 강진군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영암·강진은 ‘미래농생명산업형’ 선도지역으로 지정돼 3년의 시범운영 이후 종합평가를 거쳐
한사람의 군인전사하면무겁게 퍼지는 장송곡과 함께엄중한 장례식이 진행 되지요6.25 전쟁 중쾅 쾅 울리는포탄 터지는 소리와 함께숙부님께서도단기 4286년7월20일휴전 일주일을 남겨두고장례식도 치루지 못한채포화속한방울의 이슬로운명을 달리 하셨으니...하늘도 울고땅도 울고할아버지 할머니그리고 아버지께서도가슴치며 통곡 하셨을그날을 생각 해 봅니다.마음속에는오직 하나!나라를 지켜야 한다는굳은 사명감과 충절의 정신숙부님!전사하시고어언 70여년!많은 세월 지났지만늦게나마무공훈장 추서되어주인공 없는 훈장수여되니조카의 하얀 마음 불태우며길이 길이집
학파농장은 내가 사는 곳에 있는 대단위 농장이다. 정확히는 1934년 7월 무송(撫松) 현준호(玄俊鎬)가 부친인 현기봉의 호에서 따온 학파(鶴坡)에 농장을 붙어 합명회사 형태로 설립등기를 마친 법인 명칭이다. 그러나 나는 영암군 군서면과 서호면 사이에서 내 눈 앞에 광활하게 펼쳐지는 논을 학파농장이라 이해하고 있다. 내 유년 시절이었던 절대빈곤의 시절, 만일 학파농장이 없었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학파농장을 돛단배 삼아 지랄 같은 세월의 강을 건너는 민초들은 아마 강물에 휩쓸려 부초 신세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전쟁으로 피
정부는 지난 2월 4일 필수의료 보장과 재정적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 등이 담긴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발표하였다. 현재 지방 소도시는 소아과, 산부인과는 찾아보기가 힘들고 응급환자의 응급실 이용도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필수의료에 대한 공급대책이 이번 계획에 포함되어 있어서 늦었지만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제2차 건강보험종합계획이 순조롭게 이행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재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 것이다. 보험료 인상 등 수입의 확대도 필요하겠지만 내가 낸 보험료가 새는 곳은 없는지 지출도 꼼꼼히 따져볼
지역발전을 위하고 고향사랑기부제도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지자체 공무원의 의식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필수적인 사항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자체의 노력과 창의력이 시험받는 제도 임에 틀림없다. 창의력을 발휘한 지자체는 세수만이 아니라 답례품으로 지역산업이 활성화되고 지역 특산품의 인지도가 확대되면서 인구도 증가할 것이다. 일본의 아와(阿波)시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특산품 인증제도 정착도쿠시마 시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아와시는 역사와 문화자원이 풍부해 연간 12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필자는 아와시의 경사지 농업시스템이 2018년
영암군이 결혼부터 출생, 육아에서 대학까지 아이 1인당 최대 2억6천200만 원을 단계적으로 지원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군민이 낳으면 영암군이 키운다’는 취지로 영암군이 ‘아이 키우기 좋은 영암 만들기 종합계획’을 최근 발표한 것이다. 영암군이 역점 시책으로 내놓은 종합계획은 △결혼 △임신 △출산 △육아 △육아환경 조성 △교육 △경력단절 여성지원 등 7개 분야, 49개 사업이 담겨 있다. 오는 2028년까지 2천924억 규모의 예산을 투입, 군민이 아이를 낳으면 영암군과 지역사회가 함께 키운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신혼부부
한때 공중분해 위기에 몰렸던 영암·무안·신안 선거구가 가까스로 존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선거 한 달여 앞두고 여야 합의로 전격 이뤄진 선거구획정안은 순천 분구가 백지화되면서 영암·무안·신안 선거구 조정도 없었던 일이 된 것이다.당초 선관위 획정안은 영암·무안·신안은 공중분해시켜 영암은 해남·완도·진도와 합치고, 무안은 나주·화순, 신안은 목포와 합쳐 각각 나주·화순·무안, 목포·신안 선거구로 조정한다는 방안이었다. 이 같은 선관위 획정안은 농어촌 소멸을 가속화시키고 지역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거셌다.또 선관위 안대로라면 동부권
봄 매화 만발한밭둑 산책길에찬바람 스쳐가고하늘에 흐르는 구름이 바쁘네향기로운 봄소식에내 마음은 부풀고들려오는 뻐꾹새 울음이렇게 봄은 오는구나막걸리 한 잔에봄 시름 띄우고날려오는 매향에시(詩) 한 수 떠오르네.
촉촉히 내리는 봄비곧 매화 피겠다똘 물 잔잔히 흐르면고개너머 새아씨 물동이 가볍고공동묘지 사이 뙈기밭솟아오르는 봄쑥솔바람 치던 상여골에도곱게 내리는 꽃비봄의 전령들 예서 제서서곡의 합창소리여인들 옷차림현란해지고짙은 천리향 산너머로 퍼지니우리 봄나들이 가서꽃향기에 흠뻑 취해 사랑노래 불러보자꾸나!
영화관람객 천3백만 명을 돌파한 ‘서울의 봄’ 영화를 작년 연말에 보았다. 옆에서 관람하시던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는 사뭇 노여움이 가득 찬 한숨을 내쉰다. 영화를 본 나의 머릿속에는 80년대 전후하여 지내온 초급장교 시절이 떠올라 만감이 교차하였다. 장교로서의 첫걸음은 격랑의 80년을 전후에 시작되었다.특별한 외출, 특이한 경험첫 번째 사연은 1979년 10월의 이야기다. 조용하던 태릉 육사 교정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일국의 대통령이자, 000 생도의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였다는 뉴스가 나왔기 때문이다.하루 지나니 영결